-실내외 개선폭 넓히며 상품성 증가
-다양한 색상 제공으로 선택지 ↑
실내는 너무 편해졌다. 그 중에서도 1열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최신 흐름인 12.3인치의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것. 반면, 클러스터와 변속기 레버는 이전과 같다. 주차브레이크는 레버식을 계속 고수한다. 시승차는 루비콘 트림이라 실내 곳곳에 붉은색 스티치가 적용돼 트림간 차이점을 뒀다. 하드탑 실내에는 외부 소음과 열차단을 위한 옵션인 하드탑 헤드라이너까지 넣었다. 다기능 스티어링 휠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터롤이 적용돼 버튼을 추가했다.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보다 넓은 시인성을 갖췄다. 이전보다 빨라진 유커넥트 5 시스템을 탑재하고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또 2개의 블루투스 장치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수입차 내비게이션으로 T맵을 선호하는 편이다. 랭글러에도 T맵이 들어가는데 단독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스마트폰이 있어야 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의 T맵과 연결한 뒤 사용이 가능하다. 랭글러를 운전하는 오너 중 스마트폰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오너들은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다. T맵 내장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대목이다. 오디오 시스템은 알파인 시스템으로 북미에서 기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7스피커 시스템을 사용했다. 6개의 기본스피커와 1개의 우퍼로 구성해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여기에 루비콘 트림은 4:1 락-트랙(Rock-Trac) HD 풀타임 4WD 시스템이 적용되며 Dana M210 프론트 액슬과 Dana M220 와이드 풀 플로팅 리어 액슬이 맞물려 오프로드에 만전을 기했다. 먼저,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 272마력, 최대 40.8㎏∙m의 출력을 낸다. 적당한 성능을 발후하고 4기통의 장점인 정숙성에 점수를 주고 싶다. 8단 자동변속기는 ZF사를 사용한다. 실제 도심 운행과 비포장 도로, 고속도로 운행을 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전반적으로 차를 감상하고 시승에 올랐다. 역시 도어 스텝이 없어 키가 작은 오너들은 탑승에 다소 불편할 수 있다. A필러 손잡이를 잡고 차에 탑승한다. 실내는 생각보다 여유롭지 않다. 타이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차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생긴다. 차문을 닫고 시동 버튼을 눌러 루비콘의 잠을 깨웠다.
엔진회전수와 속도계 바늘이 테스트 모드에서 정상 위치로 옮겨지며 시동이 걸렸다. V6와는 또 다른 매력의 4기통 아이들링이다. 역시나 조용하다. 클러스터에는 원하는 정보를 다양하게 표시할 수 있다. 정보의 내용도, 정보의 위치도 운전자가 원하는 형태로 자유자재 변경이 가능하다. 랭글러에는 너무 과한 기능들이지만 만족스럽다.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작동 레버의 조작이 매끄럽지 않고 거친 것은 다소 아쉬움이다.
기어 레버를 변속해 도로를 주행한다. 온로드에서도 AT타이어는 불편함 없이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한다. 시속 100㎞는 1500rpm에서 발생돼 다른 차들과 큰 차이가 없다. 제한 속도 부근의 고속 주행에서도 오프로드만 달릴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하드탑이어도 방음에 다소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의외로 조용한 실내에 랭글러도 편하게 타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랭글러의 4:1 락트랙 HD풀타임 4륜구동은 AWD가 넘쳐나는 시대에 운전자가 원하는 구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WD인 후륜구동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하다. 1세대 랭글러 YJ(개발코드명)는 파트타임 4륜구동만 있었지만 이제는 HD 풀타임 사륜구동에 원하는 셀렉트 모드 선택이 기본이다. 한마디로 더 없이 랭글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뜻이다.
온로드와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루비콘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시승차에는 오프로드 플러스 모드가 적용돼 지형의 주행 상황을 차가 판단하고 통합제어가 가능하다. 가감속을 위한 스로틀, 트랙션, 변속기 모드 등을 최적의 조건으로 맞춘다. 해당 기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은 랭글러 오너들만의 특권이다.
안전 품목도 풍부하다. 스탑앤고를 포함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가 기본이다.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과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보조 시스템도 함께 한다. 여기에 롤 바에는 사이드 에어백까지 적용했다. 랭글러에 필요한 안전 기능을 모두 추가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고속화도로 주행 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니 편안하게 차간 거리를 유지한다.
반면, 차선유지 보조는 적용되지 않아 조향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 오프로드와 온로드 타협점의 마지노선이다. 랭글러의 효율은 도심과 고속도로, 복합 기준 각각 ℓ당 7.1㎞, 8.1㎞, 7.5㎞다. 실제 약 210㎞의 서울도심과 고속화도로를 병행에서 운행했는데 ℓ당 6.8㎞를 기록했다. 과거 V6 3.6ℓ엔진의 랭글러에 비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총평
신형 랭글러 루비콘은 실내외에 변화를 주면서 더욱 세련되게 변했다. 안전기능들을 추가해 안전도를 높이면서 소비자 만족도를 키웠고 적극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만족도 정점을 찍었다. 랭글러 구매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은 상품성으로만 본다면 지금이 가장 물오른 랭글러 루비콘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북미가격의 인상과 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차 가격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국내 SUV 시장에 8,000만원대의 경쟁자들은 많지만 순수 ‘찦차’혈통을 가진 것은 랭글러뿐이다. 오늘도 지프코리아 홈페이지의 2도어 랭글러 루비콘을 검색하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잔한다. 시승차는 2024 더 뉴 랭글러 루비콘 4도어로 가격은 8,040만원이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