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공공성·안전성 전제로 제도화돼"
-"자율주행 거스를 수 없지만 연착륙 전제 돼야"
-"개인택시 면허 가치 문제 논의 필요해'
법인택시를 중심으로 한 자율주행 택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개인택시 면허 가치와 면허 제도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술 도입 자체보다 자율주행 시대에 택시 면허를 어떻게 정의하고 활용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2일 자율주행 관련 기관·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법인택시 면허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자율주행 택시 도입이 개인택시 면허 가치에 미칠 영향과 면허 제도가 신기술 전환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질의응답에서는 택시 면허를 자율주행 시대의 ‘진입 장벽’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일부 참석자는 미국과 중국의 로보택시 사례를 언급하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별도의 면허 없이 시장에 진입하는 구조와 비교해 국내 제도가 신기술 전환을 가로막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 측은 “면허를 장벽으로 보는 시각 자체가 택시 산업의 성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택시는 100년 넘게 공공성과 안전성을 전제로 제도화된 운송 수단”이라며 “여객 운송이라는 본질이 변하지 않는 한 자율주행이 도입되더라도 일정한 면허 체계와 총량 관리가 필요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 타다·카풀 논쟁을 반복해서 언급하며 급격한 제도 개편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제도를 하루아침에 걷어내고 신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방식은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낳을 수 있다”며 “자율주행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 도입 방식은 연착륙을 전제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택시 면허 가치와 관련해서도 ‘보호’와 ‘고정’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택시업계 측은 “면허를 무조건 지키자는 것이 아니라, 변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치 훼손을 어떻게 완충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보상, 참여, 역할 재정립을 함께 묶어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인택시의 직접적인 자율주행 참여가 당장 어렵다면 지분 참여나 수익 배분 구조 등 간접 참여 방식도 검토 대상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상용화 시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2027년을 목표로 자율주행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전면 도입이 아닌 실증과 시범 운영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택시업계 역시 실증 도시를 중심으로 단계적인 검증과 제도 정비를 병행하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업계는 이날 논의가 ‘자율주행을 막기 위한 방어 논리’가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기술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변화의 속도”라며 “면허를 둘러싼 논의 역시 그 균형점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