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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대담하고 위대한 결과, 포르쉐 911 터보 S

입력 2026-04-09 00:00 수정 2026-04-09 08:30

 -더욱더 강력해진 T-하이브리드 퍼포먼스
 -날카롭고 자유로워진 움직임, 강력한 사운드 등

 

 포르쉐를 정의하는 아이코닉카 911그 정점에 선 터보 S는 언제나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로 스스로의 기준을 다시 써 내려왔다. 3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마니아를 매료시키며 스포츠카의 절대적 기준으로 군림해왔고 변화의 순간마다 가장 과감한 선택으로 스스로를 진화시켜 왔다. 지난해 IAA 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신형 911 터보 S(992.2)도 흐름을 정교하게 잇는다. T-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해석을 통해 단순한 전동화가 아닌 성능의 재정의라는 방향성을 명확히 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층 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완성해냈다. 

 

 그리고 지난 8일, 인제스피디움 서킷 위에서 직접 마주한 이 차는 높은 숫자들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또 다른 차원의 감각을 전달했다. 가속과 코너, 그리고 모든 순간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며 마치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잘 닦인 트랙 위 차가 주는 황홀함 속에서 하염없이 빠져들 수 있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이미 한참을 달려온 뒤 다시 패독으로 들어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서킷 위에서 보여준 신형 911 터보 S의 실력은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또렷하게 남는다.

 

 ▲성능
 핵심은 단연 파워트레인이다. 총 시스템 출력 711마력, 최대토크 81.6㎏∙m을 발휘하며 역대 양산형 911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도 400V 시스템의 혁신적이고 경량화된 T-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이전 세대보다 61마력 더 높아진 출력을 제공하며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단 2.5초, 최고 속도는 322㎞/h에 달한다.

 

 특히, 터빈 안쪽에 전기 회전자를 탑재한 e-터보를 2개나 달았고 새로운 3.6ℓ 박서 엔진을 결합해 즉각적 응답성과 폭발적 가속력을 발휘한다. 또 변속기 앞쪽에 e-모터를 추가해 응답성을 높였고 앞쪽 보닛 깊은 곳에는 컴팩트하고 경량화된 400V 1.9kwh급 리튬이온 배터리도 들어있다. 복합적으로는 하이브리드의 구성을 따르지만 목적은 분명하다. 오직 성능에 모든 초점을 맞춘 전동화 전략이다.

 

 결과는 훌륭하다. 신형 911 터보 S는 서킷 위를 주름잡으며 종횡무진 했다. 엄청난 성능은 조금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금새 알아차린다. 2300rpm에서부터 6000rpm까지 상당히 넓은 구간에서 피크치의 출력과 토크가 일정하게 뿜어나오기 때문에 부족한 타이밍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춘 스프린터의 모습과 닮아 있다. 시종일관 몰아붙여도 언제나 여유 넘치는 듯한 면모를 보여주며 오히려 휘파람 불고 더 페달을 밟으라고 유혹하는 것 같다.

 

 강력한 출력과 토크도 마음에 들지만 즉각적인 응답성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터빈 특유의 지연 현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재가속에 들어갔을 때의 반응은 두 배 이상 빨라진 느낌이 든다. 전기 에너지가 즉각적으로 힘을 더하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엔진의 능력치를 끌어 올리기 때문이다. 전동화 선택지를 극단적인 성능으로 구현한 포르쉐의 능력에 저절로 박수와 감탄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코너에서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차의 움직임이 무척 인상적이다. 고속에서 코너 진입 시 앞머리를 강하게 넣었을 때 뒤가 살짝 흐르는 듯한 거동을 보여준다. 약 언더스티어 성향의 프론트 액슬과 차의 무게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현상이 기분 좋은 슬립으로 이어지며 퓨어 스포츠카의 매력까지 함께 전달한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다가왔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중독성이 상당하다. 일부러 슬립을 유도하고 카운터 스티어링을 통해 차를 다루는 손맛이 끝내준다. 한계점도 높은 편이며 자세제어 장치가 긴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은 오지 않는다. 여기에 전자유압식 포르쉐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ehPDCC),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PTM) 사륜구동 시스템, 포르쉐 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PCCB)의 합은 차를 더욱 정확하고 냉정하게 만들어 준다.

 

 이와 함께 리어 액슬에는 이전보다 10mm 넓어진 325/30 ZR 21, 프런트 액슬에는 이전과 동일한 255/35 ZR 20 피렐리 타이어가 들어가는데 끈끈한 접지를 바탕으로 트랙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다운포스 양이 상당한 고정형 리어스포일러와 앞범퍼 밑에서 자동으로 내려오는 새로운 지능형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역시 냉각 성능과 공기저항을 최적으로 제어하며 안정성을 높인다.

 

 사운드는 화룡점정으로 끝없는 도파민을 만들어 낸다. 엔진회전수가 껑충 올라갈 때 e-터보 2개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처음 들어보는 음색이다. 흔히 알고 있는 걸걸한 소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고주파 영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레드존으로 향할수록 날카로움은 배가 된다. 이후에 다시 단수를 바꿔 넘을 때는 퍽 하며 터지는 소리가 일품이다.

 

 힘을 응축했다가 한 번에 쏟아내는 이 사운드는 운전자로 하여금 주체할 수 없는 엔도르핀을 발산하게 한다. 손과 발끝에서 최대한 아름답게 연주하고 싶은 지휘자로 변모하며 환상적인 교향곡 한 편을 만들어 내면 이보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울 수 없다.

 

 이처럼 거스를 수 없는 전동화의 흐름 속에서도 포르쉐는 타협 대신 해석을 선택했다. 신형 911 터보 S는 시대를 따라가는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성능이라는 본질을 향해 전동화를 재정의한 결과물이다.

 

 T-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해답은 출력의 숫자를 넘어 응답성과 지속성, 그리고 감각적인 가속의 질감까지 끌어올리며 911이 지켜온 정체성을 한층 더 선명하게 만든다. 여기에 정교하게 맞물린 섀시 제어 시스템과 공력 설계, 그리고 트랙 위에서 드러나는 압도적인 완성도는 단순한 진보를 넘어 완성에 가까운 진화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디자인&상품성
 차와 함께 화끈한 달리기를 마치고 흥분을 가라앉힐 겸 패독을 빠져나와 실내외를 살펴봤다. 외관은 터보 S만의 미세한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얼핏 보면 바뀐 부분이 없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많은 곳에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일단 시각적으로 보닛 크래스트와 차 후면 레터링, 리어윙 슬랫 등의 적용한 터보나이트가 들어온다. 여기에 카레라 대비 넓어진 팬더와 한껏 부풀린 리어사이드 섹션 공기 흡입구가 무시무시한 차라는 걸 알 수 있다. 티타늄 베기 시스템은 무게도 6kg 이상 줄였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으로도 완벽하다.

 

 여기에 고정형 리어스포일러와 디퓨저로 감싼 범퍼 장식도 마음에 든다. 특히, 살짝 어둡게 틴팅 처리한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기본으로 넣었는데 주간주행등이 켜질 때 존재감이 상당하며 또렷한 인상을 심어준다.

 

 실내 역시 터보나이트 컬러 엑센트가 특징이다. 물론 입맛에 맞게 어떤 구성을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기본적으로 터보 S만이 보여줄 수 있는 레터링과 도어 패널에 새겨진 전용 엠보싱 등은 특별함을 배가시킨다.

 

 이 외에 어댑티브 18방향 스포츠 시트 플러스가 들어가는데 몸을 지지해 주는 능력도 훌륭하며 편안함까지 모두 갖췄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는 기본이고 특별히 세팅한 PASM 서스펜션, PDCC 전자 유압식 롤 서포트 등 섀시컨트롤의 합을 극적으로 끌어올려주는 각종 최신 기술도 전부 기본이다.

 

 ▲총평
 결국 신형 911 터보 S는 각종 수치를 올린 빠른 차라는 정의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존재다. 전동화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본질을 지켜냈고 오히려 그 흐름을 이용해 성능의 경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T-하이브리드가 만들어낸 폭발적인 힘과 빈틈없는 응답성, 그리고 섬세하게 다듬어진 섀시의 움직임은 이 차가 왜 여전히 스포츠카의 기준인지 다시 한번 증명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그 모든 성능이 단순한 숫자 경쟁이 아닌 감각으로 완성된다는 점이다. 가속의 질감, 코너에서의 미묘한 슬립, 그리고 손끝으로 느껴지는 정교한 제어감까지 운전자는 기계가 아닌 하나의 생명체를 다루는 듯한 깊은 교감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이 차는 속도를 넘어 감정을 지배한다. 한 번 경험하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강렬한 여운을 남기며 운전자를 도로 위 주인공으로 만들어준다. 대담했고 그리고 위대했다. 신형 911 터보 S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꿈의 정점이 무엇인지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답이다.

 

 한편, 신형 911 터보 S 쿠페와 카브리올레의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각각 3억4,270만 원, 3억5,890만 원이며 5월부터 본격적인 인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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