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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전기차 보조금 차등화가 불러올 파장

입력 2026-04-09 00:00 수정 2026-04-09 11:06

 -‘국산차 보호 vs 탄소 중립’

 

 결국 국산차에 유리하도록 지침이 개정됐다. 전기차 보조금 이야기다. 7월부터 국산차 외에 승용 전기차는 보조금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인기 끌던 테슬라와 BYD 등도 보조금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보조금을 받는 국산차와 받지 못하는 수입차 간 경쟁이 되고 당연히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유리해진다.

 

 발단은 대통령의 발언이다. 지난해 7월 보조금이 중국 업체로 흘러 들어가는 것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보조금 지급 기준 지침을 개정했다. 물론 국내 완성차기업의 요청도 강력했다. 중국산 테슬라의 가파른 판매 증가를 견제했는데 실제 테슬라는 보조금을 거의 싹쓸이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승용 전기차 판매가 7만2,321대에 달할 때(KAMA, KAIDA) 테슬라는 2만964대로 수입 전기차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판매되는 테슬라는 대부분 중국산이다. 테슬라의 수출 전략에 따라 생산비용이 저렴한 중국산이 한국에 들어온다. 이후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판매에 나섰다. 정부가 이를 억제하면 가격 조정을 통해 대응했다. 어찌 보면 보조금이 사실상 테슬라의 수익과 다름없다. 이를 막기 위해 그간 배터리 소재를 비롯해 여러 기준을 새로 도입했지만 무용지물이다. 보조금 삭감에도 테슬라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서다. 제품, 브랜드 이미지 등 구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테슬라를 선호하는 것은 맞다. 이러한  점을 우려한 현대차그룹은 보조금 지침 개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리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였는데 업계에선 새만금 9조 투자에 대한 보상 측면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도 본다. 

 

 여기서 우려되는 건 두 가지다. 첫째는 제품 경쟁력 강화 노력이다. 보조금이 판매를 좌우할 때 기업은 제품력을 높이기보다 보조금 수용 전략에 치중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보조금을 1원이라도 더 받을지 고민한다. 두 번째는 통상 갈등 측면이다. 중국산을 지나치게 겨냥하면 보복 가능성이 생긴다. 그리고 이때 가장 우려되는 게 배터리 소재다. 소재 공급이 끊기면 국내 배터리 기업은 생산을 할 수 없다. 결국 완성차기업도 배터리가 없어 전기차를 만들지 못하게 되는데 실제로 벌어지면 결국 시장에는 수입 전기차만 남게 된다. 정부가 책정한 전기차 보조금은 오히려 쌓이기만 할 뿐이다. 국산차 도와주려다 수입차만 판매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럼 해법이 있을까? 단 하나, BEV 보조금을 모두 없애면 된다. 대신 구매 지원을 운행 지원으로 대체하는 게 묘수다. 버스전용차로 운행, 충전 지원, 통행료 지원, 공영 주차 할인 등 방법은 많다. 구매 비용 절감이 아니라 운행 때 얻을 혜택을 늘리면 시장 내 소비자 구매력이 발휘되고 국산, 수입 관계없이 BEV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현재의 구매 지원 정책으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 운행 지원으로 변경하면 국산과 수입이 서로 제품 경쟁을 하게 되고 가격 또한 낮추려 안간힘을 쓰게 된다. 그래도 구매 지원이 필요하면 세금 감면 등만 적용하면 된다. 동시에 내연기관에 추가적인 탄소세를 부과해 전기차와 가격 차이를 좁히는 방식도 추진해야 한다. 

 

 운행 지원에 초점을 맞추면 동원 가능한 정책 수단은 무궁무진하다. 그중 하나가 탄소배출권이다. 개인이 전기차 운행으로 확보한 탄소배출권의 가치를 높이면 그게 곧 구매 지원과 같다. 예를 들어 제주도는 전기차 판매가 일정 수준을 넘어 탄소배출권이 부여되지 않는데 이런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 운행 장려를 오히려 가로막고 있어서다.

 

 따라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은 이제 본격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다. 지금처럼 구매에 보조금이 걸려 있는 한 논란은 멈추지 않는다. 보조금 지급 여부가 기업 간, 때로는 국가 간 갈등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반면 운행 지원은 말 그대로 운행 과정에서 혜택을 주는 것이라 논란이 없다. 동시에 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생긴다. 보조금이 나갈 일도 없다. 그러니 싸울 일도 없다.

 

 박재용 (공학박사,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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