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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 SDV의 일면, '지속 가능한 수익'

입력 2026-07-29 00:00 수정 2026-07-29 08:30


 -"SW 영업마진 수익 70%대"..GM 사례 주목
 -일회성 판매에서 구독으로 이동하는 완성차
 -'무엇을 계속 쓰게 할 것인가'..편의·수익 사이 고민 필요해져

 

 100년 이상 자동차 회사의 수익 구조는 단순했다. 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몇년 뒤 다시 같은 소비자가 신차를 사기를 기다리는 구조였다. 

 

 이 명제를 비틀어본다면 판매가 끝나면 제조사와 소비자의 관계는 사실상 끝난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이후 수익은 정비와 부품, 금융 정도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는 이 공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차를 판매하는 순간이 관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

 

 제조사는 이후에도 기능을 추가하고 서비스를 판매하며 매달 새로운 수익을 만든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변한다는 표현은 단순히 무선 업데이트(OTA)가 가능하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처럼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공개된 수치는 이 변화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GM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의 영업 마진을 약 70% 수준으로 추측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 판매는 분야의 영업이익률은 4~10% 정도로 바라본다. 금액의 단위를 떠나 수익성 자체만을 본다면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다. 

 

 그동안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산업이었다. 경기가 좋으면 판매가 늘고 침체되면 곧바로 실적이 흔들렸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환율, 물류비까지 영향을 받는다. 매년 수백조 원을 투자하면서도 수익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반면 구독 서비스는 다르다. 한 번 소비자가 가입하면 매달 일정한 현금이 들어온다. 주식 시장이 넷플릭스나 어도비 같은 구독 기업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측 가능한 반복 수익은 기업 가치 자체를 바꾼다.

 

 자동차 회사들도 이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GM은 슈퍼크루즈와 온스타 가입자를 늘리고 있고 포드는 블루크루즈를, 테슬라는 FSD를 월 구독 형태로 판매한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소프트웨어를 통해 옵션을 구매하거나 활성화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결국 SDV는 기술 혁신인 동시에 금융 혁신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동차를 팔아 돈을 버는 회사에서 자동차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판매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것.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의 시선은 다르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이미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지불한다. 그런데 차를 산 뒤에도 매달 기능 이용료를 내야 한다면 심리적인 거부감은 당연하다. 이미 돈을 주고 산 차에 계속 돈을 더 내야 한다는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BMW가 열선시트 구독을 시도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드웨어가 이미 장착돼 있는데 소프트웨어로 잠가두고 이용료를 받는 방식은 소비자 입장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반대로 소비자가 납득하는 사례도 있다. 고도화된 자율주행처럼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과 서버 운영, 지도 업데이트가 필요한 서비스는 매달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클라우드 서비스나 음악 스트리밍처럼 계속 제공되는 가치가 있다면 구독도 설득력을 가진다.

 

 결국 핵심은 무엇을 구독시키느냐다. 이미 갖고 있는 기능을 잠가놓고 돈을 받는다면 반발은 커질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향상되고 새로운 기능이 계속 추가된다면 소비자는 비용을 투자할 이유를 찾게 된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의 경쟁도 조금씩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차를 판매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지표였다면 앞으로는 활성 가입자 수와 구독 유지율, 월평균 서비스 매출(ARPU)이 기업 경쟁력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자동차 회사의 실적 발표 때 판매 대수가 아닌 구독 서비스의 누적 가입자수를 언급할지도 모르겠다. 

 

 SDV는 출고 이후에도 계속 진화하고, 제조사는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이면이 있다. 소비자는 편리함을 얻지만, 그 대가로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사이의 새로운 계약을 맺게 된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차를 잘 만드는 경쟁'에서 '차 한 대로 얼마나 오래 돈을 버느냐'의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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