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개선 사항을 적극 반영한 실내
-좋은 차의 조건을 이상적으로 보여줘
자동차를 잘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직접 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불편한 부분을 고치면 된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미 완성된 디자인을 다시 뜯어고쳐야 하고 때로는 처음 내놓았던 선택이 아쉬웠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실제 제품에 반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큰 결단이 필요하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2027을 타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도 여기에 있었다. 눈에 띄는 신기술이나 화려한 숫자가 아니다. 운전석에 앉아 손을 뻗는 순간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사용 편의성이다. 기존 액티언에서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던 부분을 정확히 찾아냈고 과감하게 손봤다. 결과적으로 훨씬 다루기 좋은 자동차가 됐다.
변화의 중심은 센터페시아와 센터터널이다. 기존 액티언은 디지털 감성을 강조하면서 여러 기능을 화면 안으로 넣었다. 보기에는 깔끔했지만 실제 운전 중 자주 사용하는 공조 기능까지 화면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은 불편했다. 온도를 바꾸거나 바람 세기를 조절할 때마다 시선을 옮겨야 했고 직관성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신형은 이를 인정하듯 과감하게 물리 조작계를 되살렸다. 디스플레이 아래 별도의 통합 공조 컨트롤 패널을 마련했고 핵심 기능을 다이얼 중심으로 구성했다. 손을 뻗어 돌리는 것만으로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조절할 수 있다. 다이얼 주변에는 터치식 버튼을 함께 배치해 디지털 감성도 놓치지 않았다.
사소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전에서는 차이가 상당했다. 자동차의 편의 기능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얼마나 쉽게 찾아서 사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공조장치처럼 운전 중 수시로 사용하는 기능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액티언의 변화는 정확한 방향을 짚었다.
센터터널은 더욱 큰 폭으로 달라졌다. 기존의 플로팅 타입 구성을 버리고 센터페시아에서 암레스트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브릿지 형태의 고정형 센터 콘솔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전에는 공간을 띄워 개방감을 강조했지만 막상 물건을 놓거나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다소 어정쩡한 부분이 있었다. 공간은 존재하는데 정확히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애매했다.



신형은 이런 미련을 과감히 버렸다. 애매했던 공간을 없애고 대신 명확한 목적을 가진 공간을 만들었다. 각각의 영역이 분명하게 나뉘어 있어 물건을 놓았을 때도 정돈된 느낌을 준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변속 레버도 만족스럽다. 레버 타입 전자식 기어 노브로 바뀌면서 손에 자연스럽게 잡히고 조작감도 직관적이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세련됐다. 주변을 은은한 골드 컬러 소재로 감싸 단순한 조작 장치를 넘어 실내를 꾸미는 하나의 요소처럼 보인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고급스럽다.
그 주변에는 듀얼 무선 충전 시스템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버튼을 배치했다. 컵홀더 영역과도 명확하게 구분된다. 여러 기능을 한곳에 억지로 욱여넣었다기 보다 실제 사용 순서를 고민해 하나씩 자리를 찾아준 느낌이다.
이 변화들을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대단한 신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다. 운전할 때마다 손이 가는 부분이 편해지고 휴대폰이나 음료를 놓는 장소가 명확해지는 변화가 오히려 일상에서는 더 크게 다가온다. 이전 액티언의 실내가 디자인을 먼저 보여주는 공간이었다면 신형은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먼저 생각한 공간에 가깝다.
그래서 이번 변화에서 읽히는 것은 단순한 센터 콘솔의 수정 이상이다. 소비자가 무엇을 불편해했는지 듣고 이를 실제 차에 반영하려는 KGM의 태도다. 잘못된 부분은 고치고 애매한 부분은 과감하게 버렸다. 새로운 것을 하나 더 집어넣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걷어내고 필요한 기능에 정확한 자리를 만들어줬다. 결과적으로 이제야 액티언의 디자인과 어울리는 진짜 쓸 만한 실내가 완성됐다는 생각이 든다.





외관은 익숙하다. 액티언 특유의 존재감도 그대로다. 긴 차체와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넓은 차폭을 활용해 도심형 SUV 특유의 세련된 비율을 보여준다. 전면에는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LED 주간주행등이 자리하고 측면에서는 익스텐션 플로팅 루프라인과 20인치 휠이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쿠페형 SUV를 표방하지만 공간 때문에 크게 타협하지 않았다는 점도 장점이다. 2열 헤드룸은 1,001㎜로 여유롭고 트렁크 역시 668ℓ에 이른다. 2열을 모두 접으면 1,568ℓ까지 확장된다. 날렵한 모습과 SUV 본연의 공간 활용성을 적절히 절충했다.
운전대를 잡으면 액티언 하이브리드 특유의 성격이 다시 드러난다. 이 차의 목적은 빠르게 달리는 데 있지 않다. 최대한 편안하고 조용하게 일상을 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핵심은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1.5ℓ 터보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과 듀얼 모터 방식의 e-DHT를 조합했다. 130㎾ 대용량 구동모터는 최고 150마력, 최대 300Nm를 발휘한다. 특히 1.83㎾h 용량의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활용해 도심에서는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차를 이끈다.
출발부터 느낌이 부드럽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전기모터가 즉각 차체를 끌어내고 저속에서는 엔진의 존재감도 크지 않다. 정체가 반복되는 도심에서는 전기차를 운전하는 것처럼 조용하고 매끄럽게 움직인다. KGM이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속도를 높여도 성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폭발적인 가속보다는 필요한 만큼 힘을 차분하게 꺼내 쓴다. 엔진이 개입하는 과정도 자연스럽고 모터와 엔진 사이의 전환 역시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동력원이 차를 움직이고 있는지 운전자가 계속 의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인데 액티언은 이 부분을 무난하게 해낸다.





회생제동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스마트 회생제동을 선택하면 앞차와 거리에 맞춰 제동 강도를 알아서 조절한다.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에너지 흐름을 관리하지 않아도 차가 상황에 맞춰 효율을 챙기는 방식이다.
연료 효율은 역시 차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20인치 미쉐린 타이어 기준 복합 14.9㎞/ℓ, 도심 15.8㎞/ℓ다. 전장 4,740㎜, 전폭 1,910㎜에 이르는 넉넉한 차체를 생각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숫자다. 특히, 고속도로보다 도심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 특성상 출퇴근을 비롯한 일상 영역에서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승차감 역시 편안함을 우선한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구성을 바탕으로 요철을 무난하게 걸러내고 차체 움직임도 부담스럽지 않다. 스티어링 역시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아 누구나 금방 적응할 수 있다. 운전 재미를 강하게 주장하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장거리를 이동하고 매일 출퇴근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쪽에 가깝다.
편의품목도 부족하지 않다.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과 킥 모션을 지원하는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디지털 키를 사용할 수 있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하며 듀얼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까지 갖췄다. 운전석과 동승석에는 8방향 전동시트와 열선·통풍 기능을 마련했고 2열에도 열선시트를 넣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 2027을 타고 난 뒤 기억에 남은 것은 숫자가 아니었다. 1.83㎾h 배터리도, 도심 15.8㎞/ℓ의 연료 효율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차를 가장 잘 설명하는 장면은 운전 중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공조 다이얼을 돌리고 변속 레버를 잡고 휴대폰과 음료를 각각 정해진 자리에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좋은 자동차는 반드시 거창한 기술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매일 사용하는 작은 부분에서 불편함을 줄여주는 것도 자동차 회사의 중요한 실력이다. 무엇이 부족한지 듣고, 인정하고, 다시 고치는 것. 화려한 신기술 하나보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였을 때 좋은 차가 만들어진다.
더욱이 이번 변화는 소비자의 목소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흘려듣지 않았고 실제 제품을 바꾸는 데 활용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 2027의 새 실내는 그 흔적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줬다. KGM이 진심으로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는 손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