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서도 편하고 단단한데 부드러워
-럭셔리 고성능의 성공적인 도약 이뤄내
단기간에 높은 성장과 판매, 인지도를 구축해 모두를 놀라게 한 제네시스가 럭셔리 고성능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가지고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명성 높은 세계적인 레이싱 경주 르망에 당당히 출전하고 마그마라는 새로운 고성능 네이밍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도 마련한 상황. 그리고 시작을 여는 차가 있다. 바로 GV60 마그마다. 기존 GV60을 바탕으로 고출력 전기 모터와 대용량 배터리, 에어로 다이내믹에 집중한 완성도 높은 주행 성능을 가진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고성능 전기차와는 선을 긋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자신만의 영역을 추구한다. GV60 마그마에 특징과 매력을 살펴보기 위해 직접 시승회에 참석해. 차를 몰아봤다.

▲디자인&상품성
차를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단연 컬러다. 마그마를 상징하는 강렬한 주황색 페인트가 다양한 굴곡에 따라 입체적으로 반사돼 시각적 만족을 키운다. 밝은 곳에서는 청량함이 느껴지며 그늘진 곳에서는 매우 깊은 주황빛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명암에 따라 차가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이와 함께 세부적인 요소를 살펴보면 에어로 다이내믹 포인트가 무척 인상적이다. 카나드 윙가니쉬와 펜더에 붙은 에어브리더, 윙타입의 리어스포일러 등이 압도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일반적인 GV60과는 완벽히 차별화되며 특별한 유닛을 몰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단번에 느낀다. 옆은 비율의 승리다. 실제로 기존 GV60보다 너비를 50mm 넓히고 차체 높이를 20mm 낮췄다. 과감한 변화인데 차이는 훨씬 더 크다.
최적의 비율을 바탕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키 큰 해치백이 됐다가 크로스오버가 됐다가 SUV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매혹적인 쉐입이 자꾸만 차를 보게 하는 특징이 된다. 고조되는 감각은 올 블랙으로 꾸민 21인치 경량 단조 휠로 향한다.
과감한 디자인과 굴곡을 넣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아이템이다. 심지어 주황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대조를 이루며 뚜렷한 인상을 심어준다. 뒤는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거대한 윙을 제외하면 기존 GV60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블랙으로 감싼 엠블럼과 제네시스 레터링 정도가 인상적이다.





시각적 요소 역시 마그마만의 특별한 주행 경험 중 하나다.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전반에 적용한 마그마 전용 GUI는 운전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 철학 아래 설계돼 운전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OLED를 바탕으로 블랙 기반에 마그마 오렌지 컬러를 더해 고성능의 긴장감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여기에 변속 시점을 알리는 시프트 라이트, G-포스, 퍼포먼스 타이머 등 다양한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성능
GV60 마그마는 전·후륜 듀얼 모터를 탑재해 최고 출력 609마력, 최대토크는 75.5㎏∙m를 낸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약 15초간 출력은 650마력가지 상승하며, 토크는 80.6㎏∙m까지 높아진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346㎞다. 이와 함께 시승은 제네시스 수지 전시장을 출발해 수원북부순환로,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비봉매송도시고속도로 등을 거쳐 경기도 화성 소재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까지, 편도 50㎞가량의 거리를 오가는 길에서 진행했다. 국도와 자동차 전용도로, 고속도로 등을 달리며 GV60 마그마를 깊이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코스였다.




가장 먼저 느낀 건 정숙성이다. 단순 조용한 전기차의 장점만 살아있는 게 아니다.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노면 소음과 풍절음 등 불필요한 사운드를 철저하게 잡았다. 더 놀라운건 이 차에 폭 275㎜에 편평비 35%의 초고성능 타이어가 기본으로 달려 있다는 점이다. 접지면이 넓을수록 접지력이 좋아지지만, 타이어가 노면에 닿으며 나는 소리는 커지기 마련이다. 특히 엔진과 변속기 등의 소리가 없는 전기차는 다양한 로드 노이즈가 더 강조되기 쉬운데, GV60 마그마는 고성능 전기차 중에서도 특히 더 조용했다.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를 추가로 적용했고 모터 제어를 통해 전기차 모터 특유의 고조파 소음을 부드럽게 다듬고 기어에서 발생하는 소리도 줄인 덕분이다. 무엇보다 기본 적용된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의 효과가 인상적이다. 네 바퀴 서스펜션에 달린 가속도 센서의 정보를 이용해 노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을 먼저 감지하고 미리 반대 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출력해 소음을 저감하는 기술이다. 실내에 달린 마이크로 소음 감소 정도를 확인하고 제어 로직을 계속 수정해 시종일관 편안한 공간을 조성한다.
주행 모드는 제법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레인지-컴포트-스포츠가 있으며 별도의 마그마 버튼을 누르면 GT-스프린트-마이모드로 확장된다. 도심이나 간선도로에서 주행 흐름에 맞춰 달리는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컴포트나 레인지 모드만으로도 충분히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최적의 승차감과 가감속 반응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고 여유롭게 차를 다룰 수 있다.
페달을 깊게 밟아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가속을 유도한다. 이처럼 넉넉한 힘을 갖춘 모터 덕분에 컴포트 모드에서도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역시 GV60 마그마의 진짜 모습은 마그마 컬러의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눌러 GT 모드와 스프린트 모드로 들어갈 때 나온다. 특히, 일상에서 자주 달리게 되는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에서 GT 모드가 주는 혜택은 꽤 크다.



GT 모드의 경우 기본적으로 스포츠보다 한 단계 위 느낌을 받는다. 전체적으로 탄탄한 감각으로 변하고 훨씬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때문이다(가속 페달 응답성이나 실제 높아지는 속도는 스포츠 모드보다 살짝 부드럽다). 그 중에서도 가변식 전자제어 댐퍼는 예술이다.
너무 단단해지지 않고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것이 신의 한 수다. 기본 제품보다 두툼해진 앞뒤 스테빌라이저 바 덕에 차의 기본적인 움직임은 더 안정적이지만 동시에 부드러움도 놓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장거리 고속 크루징에 특화된 ‘GT’라는 이름에 걸맞게 넉넉한 출력과 우수한 주행 안정성을 바탕 삼아 자동차 전용도로를 빠르고 여유롭게 달리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
GT 모드가 말 그대로 장거리 고속 크루징에 깔끔한 반응을 갖출 수 있었던 건 후륜 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도록 전력 배분을 조절한 힘이 컸다. 전기차느 갑자기 높은 출력이 전달되었을 때 충격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가속하기 위해서 AWD를 적극 활용한다. 반대로 전비 손해는 어쩔 수 없는데 GV60 마그마는 모터 제어 기술로 이를 보완했다. 덕분에 통행량이 적은 국도나 도시고속화도로의 길게 뻗은 직진 구간을 시원스레 달릴 때는 물론이고 추월할 때도 마치 대형 후륜구동차를 모는 것처럼 묵직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차가 바닥으로 가라앉는 듯 안정감을 준다.
이 차의 핵심은 스프린트 모드다. 모터와 스티어링, 서스펜션과 후륜 모터의 좌우 동력 배분을 담당하는 e-LSD가 모두 최대 성능을 발휘하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된다. 전자식 차체자세 제어 장치(ESC)가 개입하는 범위 안에서 GV60 마그마의 한계를 끝까지 경험하고 싶을 때 최적화된 세팅이다.


결과는 훌륭하다. 매우 자극적인 반응을 보여주며 단번에 튀어나간다. 여기에 가속 페달을 95% 이상 깊숙하게 밟으면 15초간 작동하는 부스트 모드 까지 켜면 순간적으로 훅하고 미는 힘과 함께 걷잡을 수 없이 빨려 들어간다. 로켓이 발사되는 것처럼 맹렬히 전진하고 새로운 차원의 가속감을 맛본다. 서스펜션과 댐퍼는 스프린트 모드에서 상당히 단단해지고 스티어링 휠의 감각도 무게감이 배로 커진다.
그렇다고 650마력의 출력을 이기려는 듯 레이스카의 무자비한 딱딱함은 아니다. 고르지 않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흡수하고 타이어가 노면에 딱 붙어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고속도로의 굽은 구간에서는 적당히 억제된 좌우 롤, 속도와 원심력에 맞춰 쌓이는 횡 가속도를 느끼며 리듬을 타게 된다.
중간 기착지인 통행이 제한된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드레그 주행이 이어졌다. 노면이 미끄러워 전문 인스트럭터 운전에 동승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최근에 전기 고성능차가 늘었다고 해도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 3.4초는 자주 경험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GV60 마그마는 여기서 나아가, 200km/h 가속까지 10.9초가 걸린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속 영역에서도 지치지 않고 밀어붙일 수 있다는 뜻이다. 스프린트 모드에서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런치 컨트롤과 부스트 모드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15초 동안 발휘하는 부스트 모드는 200km/h를 넘긴 초고속 영역에서도 여유가 있다.
시작 지점으로부터 300m 떨어진 곳까지 스프린트 모드에서 런치 컨트롤과 부스트 모드를 모두 활용해 가속하고, 강력한 제동 성능까지 경험하는 구성이다. GV60 마그마의 발진 가속력은 응축된 용암이 분출하듯 폭발적이었다.




맹렬한 가속감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요소가 가상 기어 변속 시스템(VGS)이다. 이는 모터의 토크 변화로 8단 DCT의 직결감 있는 변속을 다루는 재미를 준다. 일반도로에서 패들 쉬프트를 튕겨 수동 조작의 묘미와 6기통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의 가상 사운드를 내는 E-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플러스를 함께 즐기는 것도 여정의 흥을 돋우는 방법이다. 변속의 묘미와 박진감 있는 사운드의 매력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변속할 때 극대화된다.
▲총평
제네시스 GV60 마그마는 단순히 빠른 전기차가 아니다. 럭셔리 브랜드가 고성능을 해석하는 방식이 얼마나 세련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650마력의 폭발적인 출력과 3초대 초반 가속력 은 분명 자극적이지만 이 차의 진짜 매력은 속도보다 ‘완성도’에 있다. 단단하지만 거칠지 않고 날카롭지만 피로하지 않다.
특히, GT 모드에서 보여준 고속 안정감과 정숙성은 고성능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이라 부를 만하다. 스프린트 모드에서는 폭발적으로 변하지만 일상에서는 고급 세단처럼 편안하다. 이 이중적 성격을 자연스럽게 묶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마그마는 단순한 트림 추가가 아니라 제네시스가 향후 전개할 럭셔리 고성능 전략의 선언과도 같다. 퍼포먼스를 과시하기보다 품격 있게 다루는 방식, 그 균형 감각이 바로 GV60 마그마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