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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 세계 최저가 ES90, 볼보가 한국에서 '통 큰 베팅'한 이유

입력 2026-07-23 00:00 수정 2026-07-23 08:30

 -7,000만원 초반부터 시작, 글로벌에서 가장 저렴
 -한국 시장이 갖는 강한 상징성과 기대 반영해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 22일 ES90의 국내 런칭과 함께 가격을 공개하자 업계가 술렁였다. 시작 가격이 7,294만원으로 전 세계 어느 시장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글로벌 주요 국가보다 최대 약 5,000만원 저렴한 수준이며 국내에서 판매 중인 S90 플러그인하이브리드보다도 최대 1,800만원 낮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신차를 이 정도 수준으로 공격적으로 내놓는 사례는 흔치 않다.

 

 더 놀라운 점은 이것이 단순한 출시 이벤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볼보차코리아는 환율 부담으로 사실상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가격을 결정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원화 가치가 약 16% 하락하면서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이를 그대로 감수했다는 설명이다. 본사와 오랜 기간 협의를 거쳐 얻어낸 결과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처럼 브랜드가 파격적인 가격표를 제시한 근본적인 이유에는 한국 시장이 갖는 상징성에 있다.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은 규모 대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테슬라와 최근에는 중국 브랜드까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곳에서 성공하면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된다.

 

 볼보도 이를 잘 알고 있다. ES90은 단순히 한 차종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제품이 아니다.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전략 차종이다. 올해 4분기 1,000대, 내년에는 ES90만 3,000대 판매하고 전체 전기차 판매도 1만대를 넘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볼보 입장에서는 ES90이 성공해야 앞으로의 전동화 전략도 힘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익보다 시장 점유율을 먼저 선택했다.

 

 브랜드 규모도 영향을 미쳤다. 볼보는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일 3사보다 판매 규모가 작다. 기존 방식으로는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가격을 선택했다. 최고 수준의 상품성에 경쟁 브랜드보다 확실히 낮은 가격을 더해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ES90의 가격을 보면 전략이 명확하다. 최상위 트윈모터 퍼포먼스 울트라도 9,541만원으로 1억원 아래에 묶었다. 국내에서는 수입 프리미엄 대형 전기 세단 가운데 보기 드문 가격대다. 경쟁 차종을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매력은 상당하다. 일부 트림은 소비자들이 D세그먼트 프리미엄 전기 세단과도 비교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다.

 

 물론 이런 가격 정책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환율 부담을 그대로 떠안고 있는 만큼 판매가 안정되거나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 가격 전략 역시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만큼 지금의 ES90은 볼보가 한국 시장에 던지는 강력한 승부수다.

 

 ES90은  한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기차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볼보의 선언이자 글로벌 전략의 성패를 가를 첫 시험대다. 5,000만원이라는 가격 차이는 할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시장을 반드시 잡겠다는 볼보의 의지가 숫자로 드러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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