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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주유 다 된다'..입맛따라 고르는 PHEV SUV 시대

입력 2026-08-06 00:00 수정 2026-08-06 08:50


 -친환경차 시대, 작지만 꾸준한 PHEV 시장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장점 결합한 현실적 대안 평가
 -RAV4 PHEV, 효율부터 운전 재미까지 가장 폭넓은 층 겨냥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 자동차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은 57.8%로 처음 과반을 넘어섰다. 하이브리드가 22만7,000여대로 시장을 이끌었고,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5,852대(3.2%)에 머물렀다. 

 

 숫자만 보면 작은 시장이다. 그럼에도 메르세데스-벤츠, BMW, 토요타, 포르쉐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은 꾸준히 국내에 PHEV를 소개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PHEV를 찾는 소비자 자체는 적지만 그 수요는 꾸준하고 목적 또한 분명하기 때문이다. 

 

 PHEV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이의 절충안으로 탄생한 전동화 기술이다. 평일 출퇴근은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경제적으로 달리면서도 장거리 여행에서는 충전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하이브리드처럼 이동할 수 있다.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도 전동화의 장점은 최대한 누리고 싶은 소비자에게 현실적인 선택지다.

 

 하이브리드는 크게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와 풀 하이브리드(FHEV)로 나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배터리 용량이 작아 모터만으로 차를 움직일 수는 없으며 운전자 입장에서는 일반 내연기관과 비슷한 주행 감각을 제공한다.

 

 반면 풀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만으로도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저속이나 시내 구간에서는 엔진을 끄고 전기만으로 움직이고, 엔진과 회생제동을 통해 스스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별도의 충전이 필요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외부 충전 기능까지 더한 것이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다.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해 일상적인 이동은 전기차처럼 활용하고 장거리에서는 엔진이 자연스럽게 개입해 주행거리를 늘려준다.

 

 그렇다면 모든 PHEV가 같은 방향을 지향할까. 그렇지 않다. 가령 BMW XM은 M 브랜드의 정체성에 맞춰 퍼포먼스와 럭셔리를 극대화했고 BYD 씨라이언 6 DM-i는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토요타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실용성과 효율을 기반으로 GR 스포츠를 통한 운전의 즐거움까지 더해 보다 폭넓은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XM은 BMW M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답게 퍼포먼스와 럭셔리를 동시에 추구한다. V8 가솔린 엔진과 고출력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 748마력을 발휘하며,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토크와 대배기량 엔진의 폭발적인 성능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최고급소재와 첨단 편의품목을 더해 단순한 고성능 SUV를 넘어 M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 자리매김했다.    

 

 BYD 씨라이언 6 DM-i는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를 지향한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가 엔진과 모터를 상황에 따라 번갈아 사용하는 것과 달리 DM-i 시스템은 주행 대부분을 전기모터가 담당하고 엔진은 발전기 역할이나 고속 주행에서 효율을 높이는 역할에 집중한다. 여기에 3,000만원대라는 공격적인 가격까지 앞세우며 PHEV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토요타 RAV4 PHEV는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르다. BMW XM이 퍼포먼스와 럭셔리를, BYD 씨라이언 6 DM-i가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을 앞세웠다면, 토요타 RAV4 PHEV는 그 사이에서 보다 폭넓은 균형점을 찾았다. 실용성과 효율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GR 스포츠를 통해 운전의 즐거움까지 제공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아우르는 것이 강점이다.

 

 토요타는 RAV4 PHEV에 최신 2.5ℓ 가솔린 엔진과 차세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시스템 총 출력은 329마력에 달하며 22.68㎾h 리튬이온 배터리를 통해 전기만으로 최대 77㎞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의 평균 출퇴근 거리를 고려하면 상당수의 일상 이동을 엔진 개입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50㎾ 급속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5분 만에 충전할 수 있어 충전 편의성도 높였다.

 

 여기에 토요타의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e-CVT,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Four)이 더해진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가장 효율적인 역할을 나누고, 노면 상황에 맞춰 앞뒤 구동력을 실시간으로 배분한다. 덕분에 도심에서는 전기차 같은 정숙함을, 고속도로에서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높은 효율을, 눈길이나 빗길에서는 안정적인 구동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다.

 

 운전 재미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선택지도 마련했다. 새롭게 추가된 RAV4 PHEV GR 스포츠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GR)의 노하우를 반영한 전용 라인업이다. 전용 서스펜션과 EPS(전자식 파워스티어링) 세팅, 프런트 퍼포먼스 댐퍼, 리어 보강 파츠, 넓어진 트레드와 20인치 전용 휠 등을 적용해 조향 응답성과 코너링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전용 외관 디자인과 스포츠 시트를 더해 '효율적인 SUV'를 넘어 운전의 즐거움까지 만족시키는 PHEV로 완성했다.

 

 PHEV의 경쟁력은 숫자가 아니라 활용성에 있다. BMW XM이 퍼포먼스를, 레인지로버 PHEV가 럭셔리를 제안한다면 토요타 RAV4 PHEV는 효율과 실용성, 여기에 GR 스포츠를 통한 운전의 즐거움까지 더해 가장 폭넓은 소비자층을 겨냥한다. 충전도 되고 주유도 되는 시대, PHEV 역시 이제는 '입맛 따라 고르는 SUV'가 되고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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