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사양보다 실제 구매 구성이 중요
-주력 구성 기준 가격 변화 살펴보니
-기본 상품성 높아지며 하위 트림 선택도 늘어
신형 아반떼가 출시되면서 가격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차의 경우 최고사양 기준 가격이 주목받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구매 과정에서는 소비자의 예산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이뤄진다. 때문에 신형 아반떼의 가격 경쟁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최고가격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선택하는 구성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최고사양 기준 가격만 놓고 보면 직전 모델 대비 상승폭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는 제한적인 구매 시나리오를 가정한 수치로 실제 시장에서는 주력 트림 중심의 선택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신형 아반떼의 가격이 공개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최고가격을 앞세운 자극적인 콘텐츠가 빠르게 쏟아지고 있다. 강렬한 숫자가 관심을 끌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이것만으로 차의 가격 경쟁력을 판단하면 실제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일부 극단적인 구매 조건을 전체 소비자의 선택처럼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단편적인 숫자보다 그 안에 담긴 조건과 배경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가격이 왜 달라졌는지,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구성을 선택하는지까지 확인해야 보다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결국 자극적인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균형 있게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를 비춰볼 때 과연 아반떼를 구매하는 소비자 대부분이 최상위 트림에 모든 선택품목을 넣느냐는 것이다. 자동차의 풀옵션 가격은 해당 차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담았을 때 만들어지는 일종의 최고가격이다. 실제 구매 과정에서는 예산과 필요에 따라 트림을 정하고 선호하는 선택품목을 추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준중형 세단에서는 이러한 소비 패턴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를 바탕으로 신형 아반떼의 가격 인상폭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4,000만원이라는 최고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소비자가 주로 선택하는 영역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간 트림을 중심으로 필요한 선택품목 한두 개를 더하는 일반적인 구성을 직전 모델과 비교하면 가격 인상폭은 약 300만원 수준으로 좁혀진다. 풀옵션에서 나타나는 약 800만원의 상승과는 상당한 차이다.

여기에 신형이 갖춘 상품성을 대입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신형은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 활용성, 동력 성능, 디지털 경험, 안전 및 편의사양 전반에서 상품성이 강화됐다. 특히 최신 커넥티드 경험과 운전자 보조기능이 확대 적용되면서 기본 제공 가치도 높아졌다. 무엇보다 디지털 경험의 변화가 크다.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단순히 한 단계 발전한 수준이 아니라 ccNC를 건너뛰고 현대차그룹의 최신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했다. 안전 및 운전자보조기능을 비롯한 기본 상품성도 라이벌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결국 이전에는 원하는 기능을 얻기 위해 상위 트림으로 올라가거나 별도의 선택품목을 추가해야 했다면 신형은 상대적으로 낮은 트림에서도 충분한 상품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가격표의 시작점은 높아졌지만 소비자가 반드시 최고급 사양까지 올라갈 이유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실제 구매 흐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직전 아반떼에서 4%에 머물렀던 하위 트림 선택 비중(%)은 신형에서 27%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향 평준화가 대세이고 아직 출시 초기인 만큼 장기적인 판매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소비자들이 무조건 높은 트림을 선택하기보다 기본 상품성을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골라 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마디로 꼭 필요한 나만의 차를 구성한다는 것이 요즘의 소비 트렌드다.
다만 최고가격만으로 차량 전체의 가격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소비자는 다양한 트림과 선택품목 조합 가운데 자신의 예산과 필요에 맞는 구성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가장 비싼 트림에 가장 많은 선택품목을 넣어 만든 가격을 전체 제품의 가격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논리는 다른 자동차에도 적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차는 시작가격과 최고가격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고 소비자는 그 사이에서 자신의 예산과 필요에 맞는 구성을 선택한다. 유독 신차가 등장할 때마다 풀옵션 가격이 대표가격처럼 부각되면서 실제 구매가격보다 훨씬 비싸졌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반대로 예전 일부 브랜드의 경우 편의 및 안전품목을 거의 다 제거해 사실상 구입이 쉽지 않은 이른바 ‘깡통’ 트림을 만들고 시작 가격을 크게 낮춰 소비자 주목을 이끌었지만 이후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처럼 모든 숫자는 상대적인 것이며 실질적인 구매 범위의 트림과 가격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신형 아반떼가 직전보다 비싸진 것은 사실이다. 약 300만원의 인상 역시 소비자에게 결코 작은 돈은 아니다. 또 최상위 사양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실제로 이전보다 훨씬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를 두고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가격 상승 여부와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구매 부담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기본 및 주력 사양의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그 과정에서 기본으로 들어간 품목은 무엇인지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트림을 선택하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신형의 가격 경쟁력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최고가격 하나가 만들어낸 강렬한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실제 지갑을 열 때 마주하는 가격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