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위키

백과 뉴스 상세페이지

뉴스

자동차 관련 뉴스를 모아봤습니다

[하이빔]완성차기업의 본질? 결국은 ‘제조’

입력 2025-07-17 00:00 수정 2025-07-17 09:15

 -위탁 제조로 돌파구 찾는다

 

 일본 자동차기업 닛산이 대만 폭스콘의 BEV를 생산할 것이라는 소식은 낯설지 않다. 폭스콘은 대규모 완성차 공장을 짓지 않아도 되고 닛산은 어차피 유휴 시설인 공장 가동을 이어갈 수 있어서다. 한 마디로 닛산이 위탁 생산기업이 된다는 뜻이다. 

 

 폭스콘이 생산을 요청한 곳은 닛산의 일본 오파마 공장이다. 어차피 생산이 적어 폐쇄 가능성까지 검토된 곳이지만 폭스콘이 생산을 맡기면 일자리 유지와 공급망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양사는 해당 사실을 부인하지만 자동차회사의 위탁 제조는 얼마든지 현실 가능한 일이다. 대표적으로 소니와 혼다가 손잡은 소니혼다모빌리티에서 소니의 역할은 IT 중심의 개발, 혼다는 생산이다. 그리고 둘의 합작사 소니혼다모빌리티는 마케팅과 판매를 맡되 이때 혼다의 딜러망을 활용할 수도 있다. 

 

 닛산의 위탁제조 전략은 미국에서도 관찰된다. 닛산 미국 공장이 혼다 제품을 생산하려는 게 대표적이다. 미시시피주 캔톤 공장이 혼다 픽업트럭을 만들어주려 한다. 마찬가지로 가동률이 낮아 고민하던 차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자 혼다로선 미국 생산 확대가 필요했고, 이때 생산을 닛산에게 맡기는 식이다. 

 

 그간 자동차회사의 위탁 생산은 매우 부분적으로 이뤄져 왔다. 자동차회사의 개념 자체가 ‘개발-생산-판매’ 과정 전부를 포함하고 있어서다. 식품에선 위탁 생산이 일반화됐지만 자동차회사가 경쟁사(?)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은 브랜드 가치 등을 감안할 때 상상조차 불가했다. 그러나 차종 다양화가 이뤄지며 생산 비용 절감이 필요한 소형차 또는 판매량이 많지 않은 틈새 차종에 한해 위탁 생산이 시작됐고 최근에는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려는 신생기업이 기존 자동차회사의 공장을 활용하려는 전략이 활발히 전개되는 중이다. BEV 시장에 진출하려는 신생 기업에게 가장 큰 비용적 걸림돌이 바로 대량 생산인 탓이다. 

 

 이처럼 기존 자동차회사가 다른 기업 제품을 생산해주려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배터리기업 CATL은 아예 자신들의 배터리를 적용한 완성차 위탁 생산을 추진한다. 완성차기업이 디자인과 설계만 해주면 CATL 배터리를 탑재하고, 필요하면 차체까지 직접 만들어 공급하는 전략이다. 이 경우 CATL은 완성차기업에게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과정이 모두 생략된다. 

 

 위탁 생산의 핵심은 판매에 대한 위험 부담이다. 위탁 제조는 생산을 맡기는 기업이 생산 전량을 가져가는 게 전제 조건이다. 반면 생산을 맡긴 기업은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하지 못했을 때 생산을 줄일 수 있어야 위험이 줄어든다. 그렇지 않으면 재고가 쌓여 재무적인 부담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신생 기업에겐 초기 대규모 공장 투자가 필요 없어 협업 가능성은 언제든 상존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금도 완성차 공장이 매년 새로 지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시설이 매우 낙후된 곳도 있지만 유휴 시설을 포함한 자동차 생산 시설의 여유가 그만큼 풍부하다는 뜻이다. 연간 글로벌 신차 판매가 1억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완성차 업계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글로벌 모든 공장을 최대한 가동했을 때 생산대수를 1억5,000만대로 예측한다. 다시 말해 생산 가능한 공장은 이미 충분한 만큼 이제는 직접 제조보다 간접 제조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개발-생산-판매’라는 자동차회사의 본질적 개념이 이제는 서서히 달라지는 중이고, 한국도 위탁 생산 확대 전략을 확대할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팝업 타이틀

팝업 내용

팝업 타이틀

팝업 내용
팝업 내용
팝업 내용

팝업 이미지

로그인

여기에 자세한 내용을 넣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