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에 감성 품질 담아
-연식 변경으로 상품성 강화, 체감 만족도 높아져
-강력한 가속력과 정숙성, 마치 우주여행 하는 기분 들어
폴스타4를 처음 마주했을 때,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칼 세이건이 살아있었다면 이 차를 보고 무슨 말을 했을까.”
그는 우주를 이야기하면서 언제나 인류의 미래를 언급하곤 했다. 별빛을 향해 나아가는 문명, 지구를 넘어서는 상상력. 폴스타4는 자동차지만 그 상상의 일부를 실체로 만들어낸 듯하다. 단순히 전기 SUV가 아니라 별빛 속을 달리는 듯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탈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상품성
전면부는 간결하면서도 날카롭다. 이제는 볼보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차별화에 성공했다. 듀얼 블레이드 램프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물론 차체 폭을 넓어 보이게 하는 동시에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
곳곳에 일반적인 전기차에서 볼 수 없던 디테일도 눈길을 끈다. 낮게 누운 보닛과 2미터에 달하는 전폭은 스포츠 쿠페를 보는 듯 한 날렵함을 담고 있다.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는 보기에도 좋지만 불필요한 부피를 줄여 공기 흐름까지 매끄럽게 다듬어주는 역할도 겸한다.
후면부는 이 차를 단번에 각인시킨다. 과감하게 뒷유리를 없애고 대신 후방 카메라를 적용했다. 전통적 디자인 문법을 벗어난 결정은 단순히 파격으로 끝나지 않는다. 뒷유리의 부재로 차체 비율은 더욱 매끈해졌고 입체적인 테일램프는 루프라인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독창적 뒷모습을 완성했다. 보는 이에게 낯설지만 매혹적인 느낌을 주며 이 차는 다르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남긴다.
실내는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살렸다. 기본 적용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고 일렉트로크로믹 글래스 루프 옵션은 버튼 하나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어 상황에 맞는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2열 좌석은 등받이가 뒤로 기울어져 있고 머리 공간을 움푹 파내 헤드룸을 확보했다. 덕분에 쿠페형 SUV 특유의 답답함이 줄었고, 오히려 아늑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소재는 지속가능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잡았다. 소나무 추출 오일을 가공한 마이크로 테크, 100%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테일러 니트, 폐어망을 활용한 에코닐 등은 친환경적 가치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나파 가죽 옵션은 가격이 100만원 인하돼 합리성을 더했으며, 통풍·마사지 기능과 하만카돈 헤드레스트 스피커까지 포함해 여전히 고급스럽다.
인포테인먼트는 볼보와 같은 티맵 오토가 내장됐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주를 주제로 한 앰비언트 라이트 테마다. 태양계 각 행성의 특성을 반영한 색감과 분위기가 실내 전반을 감싼다. 별을 테마로 한 앰비언트 라이트. 칼 세이건이 살아 있었다면 아마 이 기능을 보고 “자동차가 드디어 우주를 품었다”고 하지 않았을까. 그만큼 마치 별빛 속을 달리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전달한다.
▲성능
숫자부터 돋보인다.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100㎾h 배터리와 200㎾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272마력을 낸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511㎞. 시승차인 듀얼모터는 544마력을 내며 시속 100㎞까지 단 3.8초 만에 도달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장 455㎞.
응답성은 인상적이다. 발끝의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면서도 불필요한 과잉은 없다. 초기 토크가 무지막지하게 튀어나오는 전기차 특유의 성격 대신, 차분하면서도 단단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마치 로켓이 점화 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르는 과정 같다.
가속감은 부드럽다. 단일 기어 구조 덕분에 끊김 없는 속도 상승이 이어지고 실내 소음은 철저히 차단된다. 고속 주행에서도 힘이 빠지지 않고 꾸준히 속도를 이어간다.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라 언제든 충분한 출력을 확보해 두고 있다는 든든함이 있다. 이는 마치 행성 간 항해에 필요한 ‘안정적 추진력’을 연상시킨다. 칼 세이건이 꿈꾸던 ‘코스모스 여행’의 감각을 자동차가 구현해낸 듯했다.
핸들링은 백미다. 낮은 무게중심과 단단한 섀시 세팅은 코너링에서 빛을 발한다. 작은 조향에도 차체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회생제동 개입 시에도 브레이크 답력은 자연스럽다. 와인딩 로드에서의 움직임은 마치 UFO처럼,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듯 민첩했다. 차가 아니라 ‘소형 우주선’을 모는 듯한 경험이 운전자에게 전해졌다.
주행 보조 시스템도 훌륭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은 도로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차량의 속도와 차로 중앙을 유지해 준다. 매우 정밀하게 차선을 인식하는 탓에 차로 내에서 자동차가 어느 방향으로 치우쳐있는지까지 매우 세심하게 안내해준다. 전방 및 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차선 유지 보조 등 최첨단 ADAS 기능은 모든 상황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설계를 느끼게 했다.
▲총평
폴스타4는 단순한 전기 SUV가 아니다. 디자인은 기능과 미학을 결합했고 실내는 지속가능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충족시켰다. 우주를 주제로 한 앰비언트 라이트는 별빛 속 항해를 떠올리게 했고 성능은 수치 이상의 안정감과 즐거움을 전했다.
2026년형은 파일럿 팩까지 기본으로 적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했고 일렉트로크로믹 글래스 루프와 합리적으로 조정된 나파 가죽 옵션을 통해 상품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가격은 롱레인지 싱글모터 기준 6,690만원.동결됐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치는 이전보다 더 높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