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위키

뉴스

자동차 관련 뉴스를 모아봤습니다

[하이빔] 샤오펑의 불안한 한국 시장 도전

입력 2025-10-20 00:00 수정 2025-10-20 10:44


 -국내 지속 투자 여부 불확실

 

 “BYD와 샤오펑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내 한 중국 전기차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기준 약 430만대를 인도한 BYD와 달리 샤오펑의 인도량은 그 10%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두 회사의 한국 진출은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오펑은 최근 ‘엑스펭모터스코리아’ 법인을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본래는 페라리(FMK), 푸조(한불모터스)처럼 공식 수입 파트너를 통해 진출을 검토했으나 한국과 일본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이유로 방향을 전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결정은 급하게 이뤄졌다. 샤오펑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여러 국내 기업들이 수입권을 요청하자 입장이 바뀌었다”며 “인증용 기능 개발이 끝나자마자 간접 진출에서 직접 진출로 급선회했다”고 전했다.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BYD의 존재가 있다. BYD가 직접 진출을 통해 시장 입지를 넓혀가자 경쟁 의식을 느낀 샤오펑 역시 ‘직접 투자’가 아니면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초기 자금을 현지 수입 파트너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본사가 직접 나선 셈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샤오펑의 규모를 생각하면 자금 동원력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업계는 샤오펑의 재무 구조를 감안할 때, 한국 내 중장기 투자가 어렵다고 본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11억4,000만 위안(약 2,200억원)으로 적자 폭은 줄었지만 2014년 창사 이후 한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본사 투자 여력이 부족하면 판매사에 높은 보증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판매사 자금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런 배경 탓에 샤오펑에 관심을 보이는 딜러는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가 BYD 수입권 확보에 실패한 뒤 대체 포트폴리오로 검토하고 있을 뿐 국내 도입 제품도 승용차 한 종에 그쳐 확장성이 낮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2030년 이후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황에서 브랜드 존속 자체에 대한 불안이 제기되고 있다. 인지도 또한 BYD에 미치지 못하는데 한국 내 후보 딜러사들에게는 BYD에 버금가는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투자를 요구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국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샤오펑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자율주행 기술도 한국에서는 제약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샤오펑이 테슬라처럼 온라인 판매 후 오프라인 서비스를 병행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지만 BYD처럼 오프라인 판매사 체제를 그대로 모방하려 한다”며 “한국의 통신 환경과 규제상, 차량 간 통신(V2X) 기반 자율주행 기능 구현이 쉽지 않아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가격 경쟁력 확보도 어렵다. 중국 내 가격을 감안하면 국내 판매가는 BYD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샤오펑은 테슬라를 경쟁 상대로 지목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BYD 대 샤오펑’의 구도로 인식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있다. 지리그룹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 또한 한국 인증에 필요한 기술개발비를 판매사에 전가하고 대형 전시장 설치를 요구해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샤오펑의 한국 진출은 과감하지만 수익성 관점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도전”이라며 “자율주행 기능의 현지화 한계, 인지도 부족, 투자 여력 모두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팝업 타이틀

팝업 내용

팝업 타이틀

팝업 내용
팝업 내용
팝업 내용

팝업 이미지

로그인

여기에 자세한 내용을 넣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