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수트 입은 근육질 3열 대형 SUV
-섬세한 주행 감각, 유연한 서스펜션 특징
블랙이 주는 분위기는 매우 다양하다. 샤프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묵직하고 기품 있는 매력도 경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다른 색깔과 비교해 크게 호불호가 없다는 점도 블랙이 주는 장점이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단연 GLS만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큼직한 차체 사이즈는 물론 차를 표현하는 각 부분 요소들도 전부 압도적이다. 대표적으로 그릴이다. 두툼한 가로핀을 네 줄로 표현했는데 멀리서 봐도 단번의 시선을 끈다. 중앙에 자리 잡은 벤츠 로고는 손바닥 두 개를 펼쳐야 겨우 가려질 정도다. 이와 함께 차의 크기를 고려해 헤드램프도 큼직하며 안쪽을 채우고 있는 그래픽과 모양이 매우 입체적이다.
나이트 에디션만의 특징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광택의 블랙 색상으로 마감한 사이드미러 하우징과 다크 크롬으로 처리된 전면 공기 흡입구, 스플리터와 후면 에이프런 등도 전부 검게 칠했다. 특히, 옵시디안 블랙 외장 컬러는 단연 압도적이다.
펄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더욱 깊고 진한 블랙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거대한 3열 대형 SUV와 어우러져 훨씬 더 강한 포스를 뿜어낸다. 여기에 23인치 블랙휠은 화룡점정을 찍는다. 디자인이 매우 스포티하고 AMC-라인 터치를 거쳐 누구나 만족할 만한 모습을 갖고 있다. 앞 285, 뒤 325 사이즈의 피렐리 피제로 타이어 조합도 좋다. 블랙이 아닌 유일한 부분은 고정식 사이드 스텝이다. 두께가 얇아서 기능보다는 멋으로 보는 편이 낫다.





이 외에는 기존 GLS와 큰 차이가 없다. 깔끔한 도어 패널, 수평 형태의 센터패시아, 폭이 상당한 센터 터널도 전부 그대로다. 사각형 송풍구와 가운데 솟은 손잡이 등 강인한 SUV 이미지를 잘 표현한 것도 마음에 든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구성은 살짝 아쉽다. 화면 크기를 비롯해 UI 및 UX 구성이 한 세대 전 버전이다.
여기에 센터 터널 중앙에 모아 놓은 터치패드와 각종 버튼들도 이제는 다소 올드하다. 공조장치 버튼도 많은 편인데 직관성을 고려했을 때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기능에서는 크게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차고 넘친다. 마사지 시트는 물론이며 에너자이징 컴포트, 에어밸런스, 앰비언트 라이트 등 벤츠의 모든 기능이 들어있다.
심지어 SUV 특징을 살려서 화려한 그래픽으로 표현되는 오프로드 챕터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개선된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3개의 고품질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 운전석에서 버튼 조작만으로 동승석 시트를 조절할 수 있는 고급 편의 기능까지 전부 탑재돼 있다.





솔직히 GLS 나이트 에디션은 1열보다는 2열이 핵심이다. 기존 GLS 450 4매틱 AMG 라인 프리미엄을 트림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고급진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넓은 시트는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모두 전동식을 제공하며 가운데 팔걸이를 내리면 태블릿을 통해 차의 각종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휴대폰 무선 충전 패드와 여분의 수납 공간도 기본이다. 이와 함께 앞쪽 콘솔에는 전용 컵홀더와 개별 공조장치, USB C-타입 단자 등이 실용적으로 갖춰져 있다.
또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전동식으로 햇빛가리개와 선루프를 열고 닫을 수 있다. 심지어 송풍구는 중앙과 B-필러, 천장까지 넉넉하게 마련했다. 스르륵 앞쪽으로 접히는 2열 시트를 바탕으로 3열에 들어갔다. 무릎 공간은 살짝 부족하지만 머리 위 공간은 괜찮다. 오히려 3열을 위한 유리창이 큼직하게 뚫려 있어 개방감이라는 부분이 훨씬 더 만족스럽게 다가온다.




모든 시트를 전부 펼쳐도 꽤 여유로운 공간이 나오며 바닥면에도 제법 깊어 수납이 용이하다. 3열을 접으면 완벽한 평탄화가 이루어지며 2열까지 모두 접으면 2,400L의 공간이 나오며 웬만한 소형 가전 가구는 거뜬히 넣고 이동도 가능할 듯하다. 대형 SUV임을 실감하게 하는 순간이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기존 GLS 450을 기반으로 직렬 6기통 3.0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여기에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가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맞물린다. 덕분에 16kW의 추가 출력을 지원받으며 특히 공회전을 조절해 글라이딩 모드에서 엔진을 완전히 꺼 주행 효율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kg.m를 발휘하며 9단 자동변속기와 4매틱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려 힘을 땅에 전달한다. 차를 이끌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수치이지만 그보다도 정숙성이 먼저 인상깊게 다가온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 아이들링 상태도 훌륭하지만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의 정숙성도 수준급이다. 엔진 회전질감이 무척 부드럽고 최대한 정제된 움직임을 바탕으로 극강의 정숙성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은 단연 압도적이다. 거친 노면에서도 탁월한 승차감을 제공하며 최적의 만족을 전달한다. 각각의 휠을 개별 조정할 수 있으며 정교한 센서를 통해 노면 상황이나 차 속도, 하중에 따라 서스펜션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저속에서 방지턱을 의연하게 흡수하고 고속 주행 시 차를 잡아주는 능력이나 요철에서의 안정감도 수준급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서스펜션을 올려 경사로 또는 험로 주행 전 지상고를 높일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벤츠의 노하우가 깃든 세팅값이 빛을 발휘한다.
이 외에 전반적인 성향은 차분하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한결 부드럽고 차의 거동도 우아하다. 절도 있게 응답하기 보다는 탑승자 모두를 배려하며 신사적으로 행동한다. 제동 역시 강한 성격을 드러내기 보다는 꾸준하게 페이드를 유지하며 목표에 맞춰 멈춰 세운다. 플래그십 SUV 성격을 감안하면 이상적이며 브랜드 고급 라인업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을 온전히 충족시킨다.




모든 기능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탑승자에게 높은 신뢰를 안겨준다. 차간 거리와 차선 중앙은 물론 급격한 변수에도 침착하게 대응한다. 저절로 피로도가 줄어들고 차에 대한 믿음이 커진다. 탑승자 모두가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업그레이드된 360 카메라가 포함된 주차 패키지가 탑재돼 편리하고 안전한 주차를 돕는다. 차에서는 360도 카메라를 통해 투명 보닛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운전자의 시야가 닿지 않는 차 전면 하부의 가상 뷰를 포함한 전방 시야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앞바퀴와 스티어링의 위치 및 상태도 함께 표시된다. 참고로 투명 보닛은 8km/h 이하의 속도로 주행할 때 활성화되며 8~20km/h 속도에서는 중앙 디스플레이에 전방 시야를 표시한다.


▲총평
GLS 나이트 에디션은 '블랙'이라는 컬러를 가장 우아하고 힘 있게 해석한 대형 SUV다. 거대한 체구와 강인한 디자인은 존재감을 압도적으로 드러내지만 실제 주행 감각은 섬세하고 조용하며 품위가 흐른다. 에어매틱 서스펜션과 완성도 높은 정숙성 덕분에 이동 자체가 호사스러운 경험이 되고 2열과 3열 역시 플래그십 SUV다운 쾌적함을 제공한다.
인포테인먼트 구성이 세대 차이를 드러내지만 소재·마감과 편의 품목, 주행 보조 기능은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블랙의 매력을 앞세워 모두가 여유롭고 쾌적하게 그러면서도 품격을 우선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한편, GLS 나이트 에디션은 국내 40대 한정으로 판매하며 가격은 1억5,71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