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영업이익률 8~10% 목표
-인력 5만명 조정·연 60억유로 비용 절감 추진
폭스바겐그룹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2030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경쟁이 격화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비용 구조를 전면 재정비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온라인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미래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복잡성 축소와 비용 절감, 기술 경쟁력 강화다. 그룹은 2030년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8~10%를 달성하고 영업이익 대비 순현금흐름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폭스바겐그룹을 더욱 견고하고 경쟁력 있게 만들고 있다"며 "비용과 조직, 기술 측면에서 미래 준비 태세를 한층 고도화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몇 년이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계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대규모 비용 절감과 조직 슬림화다. 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60억유로 이상의 순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CARIAD) 등을 중심으로 총 5만명 규모의 인력 조정을 추진한다. 이 가운데 3만5000명은 폭스바겐 브랜드 소속이며 이미 2만8000명 이상이 퇴직에 합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생산 효율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독일 공장의 비용을 평균 20% 이상 절감했으며 2025년 기준 약 10억유로 규모의 지속 가능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확대한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의 2025년 순수전기차 인도량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며 유럽 시장에서는 66%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27%로 유럽 전기차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 10종 가운데 절반이 폭스바겐그룹 브랜드 제품일 정도다.
보급형 전기차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폭스바겐 ID. 폴로와 ID. 크로스, 쿠프라 라발, 스코다 에픽 등으로 구성된 도심형 전기차 패밀리를 통해 전동화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시장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과 협력해 차세대 전기·전자(E/E)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 현지에서는 단 18개월 만에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차세대 영역 기반(조널)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 사업 역시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를 통해 독일에서 배터리 셀 양산 체제를 구축했으며 스페인과 캐나다 공장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유럽 완성차 업체 가운데 드물게 배터리 셀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번 미래계획을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상시적인 변화 과정으로 규정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저성장 국면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 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올리버 블루메 CEO는 "상황은 여전히 도전적이지만 강력한 브랜드와 제품, 명확한 전략, 그리고 성과를 낼 수 있는 팀이 있다"며 "우리 앞에는 거대한 기회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두고 폭스바겐그룹이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는 유지하면서도 조직과 비용은 과감히 줄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산업이 성장 둔화와 중국 업체의 공세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폭스바겐이 수익성 회복과 체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