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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스포츠카도 가족도 모두 잡다", 포르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입력 2026-08-06 00:00 수정 2026-08-06 08:40

 -더 세련된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상품성
 -달리기·공간·경제성까지 모두 갖춘 포르쉐

 

 한 가지만 잘하는 자동차의 시대는 끝났다. 빠르기만 한 스포츠카도 넓기만 한 SUV도 이제는 소비자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지 못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에서는 실용성이 필요하고 혼자 운전대를 잡는 순간에는 가슴 뛰는 감성도 원한다. 여기에 정숙성과 경제성까지 더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이러한 까다로운 요구를 가장 포르쉐다운 방식으로 풀어낸 차가 있다. 바로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다. 스포츠카의 본질은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넉넉한 공간과 뛰어난 활용성, 전기차만의 효율까지 품었다. 가장들의 드림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다.

 

 조금 더 구석구석 차를 살펴본다. 겉모습은 한층 안정감 있게 다듬어졌다. 기존 특유의 낮고 넓은 비율은 유지하면서도 세부 디자인을 손질해 더욱 세련된 인상을 완성했다. 날카롭게 다듬은 헤드램프와 정교해진 범퍼, 입체감을 살린 디테일은 차를 한층 신형답게 만든다.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포르쉐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무엇보다도 기존 대비 균형감을 갖췄다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크로스 투리스모만의 차별화된 매력도 여전하다.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왜건 특유의 아름다운 실루엣을 완성한다. 여기에 적재 공간 확보라는 실용적인 역할까지 해낸다. 여기에 휠 아치와 차체 하단을 감싼 클래딩은 어느 정도 험로도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다. 세단도 아니고 SUV도 아닌, 포르쉐만의 독창적인 장르를 만들어낸 셈이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 철학을 더욱 발전시켰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디자인과 기능 모두 크게 진화했다. 실제 차체 색상을 반영하는 3D 차량 그래픽과 자유롭게 구성 가능한 위젯은 디지털 경험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연동도 더욱 자연스러워졌고 OTA 업데이트, 최대 25W 무선 충전 시스템까지 빠짐없이 갖췄다. 안전과 편의 품목 역시 부족함이 없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물론 최신 디지털 기능까지 아낌없이 담아냈다. 매일 타기 편한 포르쉐란 이런 것이다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크로스 투리스모의 진짜 경쟁력은 다재다능함이다. 뒷좌석은 성인이 장거리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을 만큼 넉넉하고 트렁크는 캠핑 장비나 유모차, 골프백까지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평일에는 출퇴근, 주말에는 가족 여행, 그리고 혼자만의 드라이빙까지 모두 소화한다. 스포츠카와 패밀리카를 따로 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시승차는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중에서도 선택 비중이 높은 4S 트림이다. 고출력 전기모터 기반 최고 590마력을 뿜어내고 최대 70.9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단 3.8초면 충분하고 최고속도는 240km다. 여기에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통해 총 용량은 105kWh에 이른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왜 타이칸이 전기 스포츠카의 기준으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된다. 강력한 토크는 지체 없이 차를 앞으로 밀어낸다. 출발부터 고속 영역까지 이어지는 가속은 역시 빠르고 민첩하며 화끈하다. 하지만 그 과정은 놀라울 만큼 부드럽다. 폭발적인 힘을 내면서도 운전자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코너에서는 포르쉐다운 진가가 드러난다. 차체는 무게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민첩하게 방향을 바꾼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만큼 정확하게 움직이며 운전자와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을 전달한다. 전기차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드는 순간이다.

 

 거동과 반응, 즉 움직임은 여전히 포르쉐답다. 운전자가 의도한 만큼만 방향을 틀며 코너에 진입한다. 이후 정교한 포물선을 그린 뒤 탈출 시에는 접지력을 최대한 살려 신속하게 나온다. 챔버와 밸브 타입을 새로 다듬은 섀시컨트롤의 변화도 적극적이고 서스펜션이 노면을 대응하는 수준도 훨씬 넓어졌다. 모든 순간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지만 짧은 과정 속에서 차가 흔들리거나 불안한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부분변경을 거치며 상품성도 더욱 높아졌다. 주행 성능은 물론 승차감과 정숙성까지 한층 세련되게 다듬었다. 노면 충격은 부드럽게 걸러내면서도 차체는 흔들림 없이 자세를 유지한다. 가족을 태우는 일상에서는 안락하고 혼자 달리는 와인딩에서는 누구보다 날카롭다.

 

 특히 액티브 라이드는 물건이다. 노면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면서 차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다. 급가속 시에는 앞이 들리지 않고 급제동에서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코너에서는 차체 기울기를 적극적으로 억제해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전달한다. 승차감은 한층 부드러워졌지만 스포츠카 특유의 단단한 움직임은 그대로 살아있다. 안락함과 운동 성능이라는 서로 상반된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포르쉐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외에 각각의 주행 모드는 저마다의 장점을 앞세워 특별한 운전 경험을 전달했다. 전기모터와 배터리, 회생제동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조건에서 차를 최적의 상황으로 만들어 냈다. 기술적인 완성도가 뛰어났으며 포르쉐의 능력에 저절로 박수를 보낸다. 한편으로는 내 차로 오랜 시간 굴리면서 생활 패턴에 맞는 모드별 주행이 이뤄진다면 만족도는 더욱 커질 것 같다.

 

 전기차의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실내는 고속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며 전비 역시 우수하다. 전력 소모를 세심하게 관리하면서도 스포츠카다운 성능을 잃지 않는다. 덕분에 충전 한 번으로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었다. 평소 출퇴근에서도 충전 스트레스는 이제는 거의 없다. 운전의 즐거움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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