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슈퍼카 감성 현대적으로 재해석
-자연흡기 V12·6단 수동 조합..1,300㎏대 경량 차체
-전 세계 단 8대 생산..올해 생산분 이미 완판
전설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켄 오쿠야마가 디자인한 새로운 슈퍼카 코드89가 베일을 벗었다.

18일 켄 오쿠야마가 이끄는 코치빌더 켄오쿠야마카즈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코드 89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는 몬터레이 카 위크의 투어 델레강스에 깜짝 등장해 현지 도로를 달리는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코드89의 숫자 '89'는 1989년을 의미한다. 당시 이탈리아와 일본 자동차 산업이 보여준 스포츠카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개발 주제로 삼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장식 요소를 덜어내고 단순하면서도 강한 형태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차체는 직선적인 숄더 라인과 작은 그린하우스를 조합해 낮고 넓은 비율을 강조했다. 전장 4,611㎜, 전폭 1,996㎜에 전고는 1,139㎜에 불과하다. 1980~1990년대 슈퍼카에서 볼 수 있었던 간결한 면과 비례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차체 아래에는 자체 개발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을 적용했다. 최근 고성능차 설계에서 탄소섬유 모노코크 구조를 채택하는 것과는 다른 대목이다. 여기에 초경량 탄소섬유 외판을 결합해 강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노렸다.

이와 관련해 켄 오쿠야마는 "탄소섬유 모노코크의 높은 강성과는 다른 감각을 구현하기 위해 알루미늄 프레임을 선택했다"며 "알루미늄 특유의 유연한 감각을 유지하면서 최신 기술을 통해 충분한 강성을 확보하고 초경량 탄소섬유 외판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파워트레인은 차체 중앙에 V12 엔진을 세로로 배치한 미드십 구조다. 기본형은 5.4ℓ 자연흡기 V12로 최고출력 540마력, 최대토크 58.0㎏·m를 발휘한다. 일본의 전문 튜너가 제작하는 5.9ℓ V12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본형 대비 40% 높은 출력을 발휘한다.
바이퓨얼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기화 수소 또는 휘발유를 선택해서 구동할 수 있는 바이퓨얼 시스템도 옵션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도심에서는 수소를, 서킷에서는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이다. 차체 중량을 1,300㎏대로 억제해 절대적인 출력 수치보다는 운전자가 직접 차를 다루는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 타이어는 앞 235/30 R20, 뒤 295/30 R20이며 프론트 리프트 시스템과 전용 강화 서스펜션도 갖췄다.
생산 방식도 일반적인 슈퍼카와 차이가 있다. 켄오쿠야마카즈는 기존에 주문자 한 명을 위해 한 대를 제작하는 '원오프' 방식을 주로 활용했지만 코드89부터는 소수의 차를 생산하면서 각각을 소비자 취향에 맞게 제작하는 '퓨오프(few-off)' 방식으로 영역을 넓힌다. 기본적인 경량 스포츠카 구성부터 편안함을 강조한 럭셔리 버전까지 소비자와 전담 컨시어지가 협의해 결정한다.
코드89는 전 세계 8대만 생산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페블비치에서 공개한 첫 번째 차를 포함해 올해 생산하는 2대는 이미 판매가 완료됐다.
한편, 켄 오쿠야마는 제너럴모터스와 포르쉐를 거쳐 이탈리아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인 디렉터를 역임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엔초 페라리가 꼽힌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