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에 당한 우버의 역공
승차 공유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가 로보택시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웨이모의 로보택시 사업이 인간 운전 기반 우버의 매출 감소로 연결된 탓이다. 우버 측은 최근 자체 분석 결과 웨이모 로보택시가 샌프란시스코 등장 이후 20개월 만에 호출 시장 점유율을 25% 차지했다고 밝혔다. 웨이모 자체 호출 플랫폼을 이용해 로보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이다. 이는 곧 호출 수수료로 생존하는 우버에게 위기로 다가왔고 결국 우버 또한 로보택시를 운용, 플랫폼 사용율을 다시 높이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우버가 선택한 전략은 로보택시로 사용 가능한 차의 대량 구매다. 무려 10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로보택시 제품 구매에 투입, 단기간 최다 운행대수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초기 호출 협력 관계였던 웨이모가 자체 플랫폼 호출을 늘리며 우버의 경쟁자로 변모하는 데서 비롯됐다. 실제 우버 플랫폼과 호출 협력을 맺었던 웨이모는 지난 5월 피닉스에서 3년 간의 파트너십을 해지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우버의 방대한 사용자와 인프라가 필요했지만 현재 웨이모원 호출 플랫폼 이용 건수가 매주 40만 건 이상에 달하자 굳이 우버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한 마디로 플랫폼 사용 수수료를 우버와 나누지 않고 100% 독점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둘 사이의 실제 갈등 원인은 데이터 주도권이다. 이용자의 데이터, 탑승 경험 등을 서로 차지하겠다는 주장이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웨이모는 기술부터 호출 앱까지 모두 직접 통제하기를 원하는 반면 우버는 모든 로보택시의 통합 중개 플랫폼을 추구한다. 한 마디로 두 회사의 미래 전략이 정면 충돌한 셈이다.
구체적인 충돌 내용으로 들어가면 흥미롭다. 웨이모는 우버 플랫폼을 통해 들어온 이용자들이 로보택시의 내부를 함부로 더럽히고 우버 지도의 경로 선택이 구글 지도 대비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불만을 제기했다. 반면 우버는 악천후 등으로 웨이모 로보택시가 갑자기 운행을 중단할 때 호출 플랫폼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운행 차질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인간 운전자 기반의 우버로선 인간 없는 로보택시 이용률이 자꾸 올라가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로보택시 기업들이 무조건 우버 앱을 거치도록 강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냈다.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명분으로 양측의 상생을 추진하되 이를 하나의 플랫폼이 조정 가능하도록 로비를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당연히 웨이모는 이를 반대했다.
판이 깨지자 우버의 전략은 급선회했다. 우버는 자신들이 투자한 자율주행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으로부터 로보택시로 투입 가능한 자동차 1만 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동시에 2030년까지 5만 대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동시에 루시드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업체 뉴로와 협력해 최소 2만 대의 로보택시도 공급받을 예정이다. 두 제품을 시험적으로 운용해 보다 똑똑한 지능의 비중을 늘려 웨이모 로보택시를 능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지능과 제조물을 동시에 보유한 테슬라가 사이버캡으로 로보택시에 뛰어들었다. 그 누구랑 협력할 필요도 없고 호출 플랫폼도 별도로 마련했다. 테슬라는 우버 이용자가 많다고 협업할 생각조차 없다. 오히려 ‘중개’ 역할을 모두 없애겠다는 야심이 강하다. 반면 우버는 ‘하이브리드 플랫폼(Hybrid Platform)’을 앞세워 인간과 로봇의 공존 전략을 추진한다. 실제 미국 내 일부 주정부는 로보택시 확산이 운전직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우버의 하이브리드 전략에 공감을 표시, 로보택시의 전면 진입을 막는 곳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 일부 차주는 완벽한 FSD 기능을 전제로 자신의 차를 우버 로보택시 플랫폼에 투입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용자가 많아야 놀면서 돈을 벌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들은 결국 로보택시 사업을 두고 ‘인간 vs 인간’, ‘로봇 vs 로봇’, ‘인간 vs 로봇’의 운전 경쟁이 펼쳐짐을 의미한다. 이동 서비스 이용자는 여전히 ‘인간’이지만 인간을 ‘누가 이동시켜 줄 것이냐’를 두고 ‘인간 vs 로봇’ 경쟁은 물론이고 이제 로봇 또한 누구의 로봇이냐를 가지고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그럴수록 인간 운전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권용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