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위키

뉴스

자동차 관련 뉴스를 모아봤습니다

[하이빔] 푸조·지프, 中 자율주행 품고 유럽으로...스텔란티스 '승부수'

입력 2026-09-29 00:00 수정 2026-09-29 09:24

 -모멘타와 함께 기술 개발 박차
 -새로운 변화와 자극의 신호탄

 

 중국에서 성장한 자율주행 기술이 유럽 자동차의 안방으로 들어간다. 중국 시장에 판매하는 현지 전략차에 중국산 기술을 적용하는 수준이 아니다. 푸조와 지프 등 스텔란티스의 글로벌 신차 개발 과정에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가 직접 참여하고 완성된 기술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시장으로 향한다.

 

 2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둥펑스텔란티스 오토모티브 테크놀로지(DSAT)와 모멘타가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푸조와 지프 신차에 적용할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모멘타의 최신 R7 월드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적용 대상은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다. 그만큼 중국과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신형 푸조와 지프 양산차가 대상이다.

 

 이번 협력이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완성차 회사가 중국 기술기업과 손잡는 경우 대부분 중국 시장 대응 성격이 강했다. 글로벌 제품을 중국 소비자 취향과 도로 환경에 맞춰 현지화하고 중국 전용 인포테인먼트나 ADAS를 추가하는 식이다. 반면, 이번에는 방향이 다르다. 중국에서 축적한 지능형 주행 기술이 신차의 제품 정의와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 글로벌 제품으로 완성된다. 말 그대로 중국에서 개발해 세계로 나가는 구조다.

 

 자동차 기술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거 중국 자동차 산업은 유럽과 미국, 일본의 완성차 회사로부터 엔진과 변속기, 플랫폼을 비롯한 핵심 기술을 받아 성장했다. 합작사를 만들고 선진 자동차 기술을 중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제 일부 영역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지능형 주행 분야에서 중국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기존 글로벌 완성차가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참고로 모멘타는 자율주행 및 지능형 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중국 기술기업이다. 스스로를 피지컬 AI 기업으로 정의하며 대량생산 자동차에 적용하는 운전자보조 기술과 로보택시·로보밴 등 완전자율주행을 동시에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양산 솔루션은 현재 L2부터 L2++까지 폭넓게 대응하며 향후 L3·L4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규모도 이미 스타트업 수준을 넘어섰다. 모멘타에 따르면 현재 26개 완성차 회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자사 시스템을 탑재해 양산된 자동차는 120만대를 넘어섰다. 실제 도로에서 축적한 주행 데이터도 170억㎞ 이상이다. 지난 7월에는 독일 연방자동차청으로부터 독일 전역에서 L4 자율주행 시험을 할 수 있는 허가도 받았다.

 

 이 같은 행보를 미뤄볼 때 모멘타는 합리적인 가격의 중국 소프트웨어 공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최근 돌파구가 필요한 스텔란티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축이 엔진과 플랫폼 중심에서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AI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모든 기술을 완성차 회사가 독자 개발해야 할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경쟁력이 검증된 외부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제품에 녹여내느냐가 신차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협력에서는 모멘타의 솔루션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데 그치지 않는다. 푸조와 지프가 제품 정의부터 공동 개발에 참여한다. 조향과 제동, 파워트레인 응답까지 세밀하게 조율해 푸조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감과 지프의 오프로드 성격을 유지하면서 지능형 주행 기술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여러 차에 똑같이 심는 것이 아니라 각 브랜드의 성격까지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스텔란티스는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회사는 지난 5월 둥펑과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면서 중국 우한에서 푸조와 지프의 신형 전동화 차종을 생산해 중국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7년부터 푸조 와 지프 신에너지차 2종을 생산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모멘타까지 합류하면서 스텔란티스는 글로벌 브랜드와 판매망, 완성차 개발 경험에 둥펑의 중국 전동화 경쟁력, 모멘타의 AI·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스텔란티스가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든 기술을 내부에서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는 것보다 이미 대규모 양산을 통해 경험을 쌓은 파트너와 손잡는 것이 개발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할 수 있어서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중국에서 검증된 ADAS가 유럽의 도로 환경과 규제, 개인정보 및 데이터 관련 요구를 충족해야 하고 국가별로 다른 운전 습관에도 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협력은 실보다 득이 더 크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더 이상 값싼 전기차나 거대한 내수시장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크다. 중국에서 갈고닦은 AI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이제 푸조와 지프를 타고 유럽 소비자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언제나 서로의 강점을 받아들이며 발전해왔다. 과거 중국이 유럽의 엔진과 플랫폼을 배웠다면 이제 유럽 완성차가 중국에서 빠르게 발전한 전동화와 지능형 주행 기술을 활용하는 차례가 온 것이다. 변화가 절실한 스텔란티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 익숙한 방식만 고집하기보다 필요한 기술을 가장 잘하는 곳에서 가져와 자신들의 브랜드와 제품에 녹이는 것. 스텔란티스의 새 전략은 꽤 흥미롭고 기대가 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팝업 타이틀

팝업 내용

팝업 타이틀

팝업 내용
팝업 내용
팝업 내용

팝업 이미지

로그인

여기에 자세한 내용을 넣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