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종합 뉴스

[시승]봄이 오는 길목에서 마주한 푸조 408
입력 2024-04-11 08:00 수정 2024-04-11 08:00

 -봄 맞이 900 장거리 시승 진행

 -기대 이상의 높은 효율, 안정적인 성능 인상적

 -존재감 높이는 디자인, 세련된 구성 등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고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봄이 왔다. 한 것 들뜬 나의 마음을 아는 것 처럼 이번 달 컨텐츠 주제는 남도의 봄이다. 우리나라에서 봄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남쪽지방에 내려가기로 했다. 함께할 차로 나는 주저 없이 한 대를 떠올렸다. 바로 푸조 408이다. 낭만과 감성을 가득 품고 있으며 넉넉한 공간 활용을 바탕으로 장거리 주행에도 문제 없을 것 같았다. 심지어 시승차는 영롱한 파란 빛으로 물든 옵세션 블루 컬러였다. 이렇게 푸조 408과 왕복 7시간에 걸친 여정을 시작했다.


 시간이 없다. 먼저 차에 올라타 내비게이션을 찍고 출발 준비를 했다. 최종 목적지는 여수 돌산 공원이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드라이브코스는 물론 벚꽃의 향연이 펼쳐져 있어 더 없이 훌륭한 장소라고 선택했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이어나갔을 때 첫 인상은 다소 신선하다. 카랑카랑한 3기통 엔진음이 실내에 울려 퍼지고 제법 당차게 속도를 올렸기 때문이다. 저속에서 중속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빠르고 일정 영역에 도달해 숨을 고른 뒤 매끄러운 엔진회전수를 유지했다.


 참고로 국내 판매중인 푸조 408은 엔진은 1.2ℓ 가솔린 터보 퓨어테크를 탑재해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23.5㎏·m를 낸다. 요즘 차들이 성능을 부쩍 끌어올린 덕분에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부 기우였다. 엔진은 넘치진 않지만 중형 세단 수준의 부족함 없는 동력을 발생시킨다. 효율에 무게를 둔 8단 자동변속기의 로직도 인상적이다. 충격 없이 기어를 바꿔나가 기분 좋게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고속 영역에 도달한 뒤 추가적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배기량의 한계가 드러난다. 그만큼 추월가속이 필요한 순간에는 미리 여유를 갖고 페달을 깊게 밟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이 같은 상황에서 차를 다루는 운전자는 많지 않으리라 본다. 408이 주로 활동하는 도심과 일상 영역에서는 전혀 불만이 없다.


 반대로 장거리 고속 주행을 하면서 기대 이상의 장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안정성이다. 속도가 빠르게 붙는 과정에서도 차는 진중한 자세를 유지했고 도로에 바짝 밀착해 달렸다. 이와 함께 풍절음도 잘 잡았고 바닥 소음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고속 안정성이 좋으니 저절로 차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즉 여유로운 크루징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알찬 주행 보조 기능도 도움을 줬다. 408에는 카메라와 레이더가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탑재했다. 여기에 스톱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운전자 주의 알람 시스템,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알람 시스템, 사각 지대 충돌 알람 시스템, 전/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후방 카메라를 기본으로 마련했다. GT 트림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더했다. 


 기능을 활성화 하는 과정이 매우 간단하다. 이와 함께 계기판에는 간결하면서도 선명한 그래픽으로 주행 상황을 알려준다.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하며 달리고 앞에 차가 들어가고 나오는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침착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을 유도하며 우수한 주행 퀄리티를 보여줬다. 참고로 408에는 풀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와 오토 하이빔 헤드램프 컨트롤도 들어있어 야간 주행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여유롭게 남쪽을 향해 내려갔다. 쾌적한 주행을 바탕으로 여수 이정표가 보였고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굽이치는 국도로 방향을 틀었다. 이 곳에서는 푸조의 장기인 핸들링이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작은 스티어링 휠과 함께 운전자가 원하는 각도만큼 정확하게 방향을 튼다. 거부감은 전혀 느낄 수 없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회전을 이끌어 내면서 깊은 만족을 준다. 전륜구동 성격을 잊을 정도로 앞머리가 가볍고 탈출 시에도 좀처럼 언더스티어를 허용하지 않는다. 와인딩 로드를 통과할수록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EMP2 V3 플랫폼의 낮은 무게중심과 탄탄한 하체 설정도 도움을 준다.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방향 전환 시 흐트러짐 없는 달리기를 가능하게 한 것. 여기에 유연한 서스펜션이 감칠맛을 더한다. 요철이나 불규칙한 도로를 만날 때 차를 온전히 잡아주고 깊은 코너에서도 최상의 그립을 제공한다. 완벽한 코너링 실력을 드러내는 일등 공신인 셈이다. 


 이와 함께 불규칙한 노면에서는 적당히 굴곡을 흡수하며 안락한 감각까지 전달했다. 랠리를 비롯한 오랜 시간 모터스포츠로 다져진 기술 노하우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한편으로는 오래된 프랑스 돌길을 누비면서 운전자 피드백을 반영하고 다져진 푸조만의 비법이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만큼 서스펜션은 독일을 비롯한 다른 유럽차들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깊은 만족으로 다가왔다.


 기분 좋은 드라이빙을 끝내고 마침내 여수 돌산공원에 도착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차가 온전히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땅을 밟은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외관은 여전히 멋있고 새롭다. 유연하면서도 각진 라인과 조각한 듯한 차체가 특징이다. 앞은 대담한 인상을 보여주는 그릴과 사자 머리 형상의 최신 엠블럼과 조화를 이룬다. 푸조만의 상징인 사자 송곳니 모양의 주간주행등 역시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옆은 패스트백 스타일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세단을 닮은 1,485㎜의 낮은 높이를 통해 날렵한 실루엣을 구현했다. 반대로 4,700㎜의 길이와 2,790㎜의 휠베이스는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완성한다. 공력 성능을 강조한 독특한 모양의 휠과 유광블랙 사이드미러, 여러 조각으로 나뉜 사이드스커트 역시 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 요소다. 


 뒤는 '캣츠 이어'로 명명한 루프 스포일러, 극단적으로 짧은 트렁크 라인 등이 특징이다. 덕분에 0.28cd의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이 외에 클리어 타입으로 처리한 얇은 리어램프와 볼드함을 강조한 범퍼는 서로 대비를 이루며 균형감을 완성했다.


 실내 역시 외관만큼이나 입체적이다. 정형화되어 있는 모습이 없고 화려함으로 가득하다. 대표적으로 인체 공학적 구조의 최신 아이-콕핏 디자인이다. 컴팩트한 D컷 스티어링 휠과 헤드업 3D 클러스터 조합이 상당하다. 10인치 고해상도 터치 스크린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아이-커넥트 역시 응답성과 사용성이 좋다. 특히, 화면 아래에 위치한 i-토글 디스플레이는 책을 펼친 듯한 모습으로 배열해 또다른 미학을 전달한다. 공조, 전화, 미디어 등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구성을 바꿀 수도 있다.


 스티치로 포인트를 준 나파 가죽 시트와 8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LED 라이팅은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GT의 경우 공기 정화 시스템 '클린 캐빈'을 통해 차내 공기질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앞좌석에는 마사지 시트도 마련했다. 뒷좌석은 SUV와 견줄 만 하다. 넉넉한 모습이며 트렁크는 기본 536ℓ에서 뒷좌석 폴딩 시 최대 1,611ℓ까지 늘어난다. 크기와 부피에 상관없이 다양한 짐을 실을 수 있다. 2열 시트는 60:40으로 폴딩 가능하다.


 차의 상품성을 살펴본 뒤 비로소 주변을 둘러봤다. 돌산공원에서 바라보는 여수시내의 풍경과 돌산대교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다가온다. 408 역시 훌륭한 피사체로 제 역할을 다했다. 이후 해양경찰교육원 벚꽃길과 고즈넉한 분위기의 모사금 해수욕장까지 여수의 숨은 곳곳을 찾아 봄을 만끽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총 900㎞ 달렸고 트립컴퓨터 효율은 ℓ당 17㎞를 가리켰다. 환경부 인증 복합 12.9㎞/ℓ(도심: 11.5㎞/ℓ, 고속 주행: 15.0㎞/ℓ)를 뛰어넘은 수치이며 디젤차가 아닌 지 착각이 들 정도로 우수한 숫자롤 보여줬다. 더욱이 배기량이 작아 자동차 세금도 저렴하기 때문에 구입 후 유지 및 경제성 측면에서는 큰 이점으로 보인다.


 푸조 408과 함께한 남도의 봄은 완벽했다. 어딜 가든지 도로 위 시선을 사로잡았고 차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만큼 독창적인 모습으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기에는 더 없이 좋은 차다. 세련된 실내 구성과 기대 이상의 공간 활용도, 안정적인 파워트레인이 주는 주행 감각, 놀라웠던 효율까지 408의 넘치는 매력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시장의 재평가가 시급하며 숨은 보석과 같은 차가 408이다.


 한편, 408은 편의 및 안전 품목에 따라 알뤼르와 GT 등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며 판매 가격은 알뤼르 4,290만원, GT 4,69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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