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사전계약 물량 60여대 그쳐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신차 7X가 사전계약 첫 날 조용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 동안 지커코리아 주요 딜러사들을 통해 접수된 사전계약은 약 60대 수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흥행 동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성적이 더욱 뼈아프다는 시각도 있다. 지커는 국내 진출 의사를 공식화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7X 출시 역시 오래전부터 예고된 터라 어느 정도의 '대기 수요'가 쌓여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루아침에 상륙한 낯선 브랜드가 아님에도 첫날 계약이 60대에 그쳤다면 사실상 사전에 형성된 가계약 수요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통상 완성차 업계에서 사전계약은 초반 흥행을 증명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된다. 실제로 BYD코리아는 아토3 출시 당시 사전계약 일주일 만에 1,000대의 예약을 받으며 시장 진입 신호탄을 쐈다. 같은 중국산 전기차라는 조건에서 지커 7X의 초반 흥행 부진이 더욱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왜일까. 지커 코리아는 국내 소비자 수요에 맞춰 7X를 프로(RWD) 5,299만원, 맥스(RWD) 5,999만원, 울트라(AWD) 6,999만원 등 3개 트림으로 구성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핵심 가격대를 촘촘히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막상 경쟁 모델들과 나란히 놓아보면 지커 7X의 가격 포지셔닝은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단을 보면, 폴스타4는 6,690만~7,190만원으로 지커 7X 울트라와 가격대가 겹친다. 스웨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정체성과 볼보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감안하면 같은 가격에서 소비자가 굳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지커를 선택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단을 보면, 테슬라 모델Y는 4,999만~6,999만 원으로 지커 7X의 전 트림 가격대와 정면으로 겹친다.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와 국내 최대 규모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보유한 테슬라와의 정면 대결에서 지커가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설상가상으로 아래에서도 압박이 만만치 않다. BYD 씨라이언7은 4,690만~4,990만 원으로 지커 7X 최저 트림보다도 저렴하다. 같은 중국산 전기차라는 출발점에서 브랜드 신뢰도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300만원 이상 저렴한 BYD를 두고 지커를 택할 소비자층이 얼마나 될지 불분명하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지커의 포지션만 놓고 보면 테슬라·폴스타에는 브랜드 프리미엄에서 밀리고 BYD에는 가격에 밀리는 샌드위치 구조"라며 "중국산 프리미엄이라는 모순적 포지셔닝이 국내에서 얼마나 통할지 계약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