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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전기 오픈카의 신세계,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입력 2025-05-02 00:00 수정 2025-05-02 07:29

 -마세라티 레이싱 DNA 품고 달리는 그랜드 투어러
 -조용하고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오픈 에어링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해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신차를 통해서 인식이 잡혔고 체급과 가격, 성능 등 저마다의 개성을 강조한 전기차가 꾸준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처음으로 전기 오픈카가 등장했다. 그것도 드라이빙 퍼포먼스와 럭셔리 감각을 모두 겸비한 하이엔드 브랜드 마세라티에서 말이다. 주행거리, 가격 등 전기차가 등장할 때마다 따라오는 꼬리표를 넘어서 마세라티가 전기 오픈카를 세상에 등장시킨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했고 곧바로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했다. 하루 종일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를 운전하며 느낀 결론은 심오했고 놀라웠으며 브랜드에 대한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겉모습은 내연기관 그란카브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려한 디자인, 아름다운 실루엣, 거대한 차체까지 동일하다. 세로형 헤드램프는 양 끝으로 붙여 차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고 보닛과 펜더의 절개면이 없는 마세라티 패밀리-룩도 잘 이어받았다.

 

 오목하게 파인 그릴은 크기가 다소 줄었지만 오히려 비율적으로는 더 이상적으로 변모했다. 중앙에 커다란 삼지창 로고는 여전히 빛나며 각종 레이더를 탑재해 매끈하다. 범퍼 양 끝에도 장식적인 요소를 추가해 밋밋함을 피했고 낮은 지상고와 아래쪽에 붙은 번호판도 균형감이 좋다.

 

 옆은 5m에 달하는 긴 차체와 3m에 육박하는 휠베이스가 인상적이다. 단번에 큰 차임을 알 수 있으며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손잡이, 윈도우 몰딩(DLO), 리어 핸들 또한 글로시 블랙 컬러를 칠했고 마세라티 삼지창 로고 및 ‘폴고레(Folgore)’ 레터링은 어두운 구리색으로 마감했다. 이와 함께 선택지가 많은 큰 사이즈의 휠은 차의 디자인을 완성하는 포인트가 된다.

 

 뒤는 비율의 승리다. 트렁크 리드라인과 테일램프, 마세라티 필기체까지 절묘하게 자리잡았다. 내연기관의 쿼드 배기구는 보이지 않지만 범퍼를 입체적으로 다듬어 심심하지 않다. 또 한 켠에 충전 포트를 마련한 점도 전기 오픈카만의 특징으로 부각된다.

 

 소프트톱은 시속 50㎞까지 주행해도 작동 가능하며 개방에 걸리는 시간은 14초에 불과하다. 루프는 터치 버튼 또는 손가락 제스처로 간편하게 열고 닫을 수 있으며, 넥 워머를 기본으로 탑재해 루프를 열고 주행해도 운전자와 동승자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실내는 호화롭다. 투톤으로 처리한 친환경 소재와 무광 탄소섬유 느낌의 패널 조합이 새로운 차원의 고급스러움을 연출한다. 실제로 마세라티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신소재 ‘에코닐’을 개발, 시트, 천장 및 필러에 사용했다. 에코닐은 바다에서 수거된 폐그물 등을 활용해 재생한 나일론이다.

 

 마세라티는 에코닐을 차에 적용하기 위해 본래 하이엔드 가죽 제품 공정에 사용되는 고주파 가죽 프린팅 기술을 자동차에 최초로 도입했다. 친환경 리사이클링 소재도 이렇게 사치스러울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그만큼 소재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불만을 가질 사람이 없을 듯하다.

 

 디지털 요소의 확대도 두드러진다.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8.8인치 컴포트 디스플레이, 12.2인치 디지털 대시보드, 헤드업 디스플레이, 디지털 시계, 디지털 리어뷰 미러 등 첨단 기술과 어우러진 결과다. 난반사가 적어 시인성이 뛰어나고 UI, UX 구성도 일목요연해 보는 맛이 있다. 무엇보다도 터치 패널의 조작이 직관적이고 기능을 선택하는 과정도 간편해서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달리기 위한 조건도 가득하다. 먼저, 스티어링 휠이다. 시동 버튼과 서스펜션 및 주행모드 조절 버튼이 위치한다. 여기에 두툼한 림은 손에 쥐는 맛이 좋으며 통 금속으로 짜맞춘 패들시프트도 합을 이룬다.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낮다. 배터리를 중앙에 몰아 넣은 덕분이다. 이는 주행에서도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이와 함께 2열은 충분히 넉넉하다. 커다란 차체 사이즈를 바탕으로 매우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확보한 것. 독립식 시트로 안락한 감각을 전달하며 고급 소재와 사운드가 몸을 감싼다.

 

 1열의 감동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으며 온전히 네 명이서 여유롭게 오픈 에어링이 가능하다. 트렁크는 270L로 내연기관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톱을 닫고 격벽을 걷어내면 그래도 제법 깊은 수납공간이 나온다.

 

 총 3개의 300㎾(400마력) 전기 모터(전륜 1개·후륜 2개)를 탑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휠마력을 조정한 결과 최고출력 778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무려 137.7㎏∙m에 달한다. 내연기관보다 무겁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2.7초로 라인업 중 가장 빠르며 최고속도는 시속 290㎞에 제한이 걸려있다.

 

 이와 함께 800V 기술 기반의 92.5kwh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복합 기준 1회 충전 시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최대 321㎞까지 주행 가능하다. 배터리는 이탈리아 토리노 소재의 미라피오리 배터리 허브 조립 공장에서 생산한다.


 가속 반응은 무척 강력하다. 부드럽게 질주하다가 순간적인 힘이 필요할 때는 거침없이 튀어나간다. 2.3톤에 달하는 무게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짜릿하고 엄청난 힘이다. 몸이 뒤로 쏠리고 엄청난 중력가속도에 머리가 아플 정도다.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하이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에 집중한 결과다.

 

 실제로 모터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 E’ 레이스카에 장착된 전기 모터를 뿌리로 개발했다. 브랜드 고유의 모터스포츠 DNA를 유지했으며 퍼포먼스를 위해 배터리보다 모터 성능을 더 강력하게 설계, 후륜구동 모드에서도 전체 출력 100%를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후륜 휠에 최대 400마력까지 전달한다.

 

 이는 주행 모드별 극명한 차이로 드러난다.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크게 맥스 레인지와 GT, 스포츠, 코르사로 나뉜다. 맥스 레인지는 스로틀을 인위적으로 컨트롤하며 회생제동 전략에 집중한다. 이를 바탕으로 열 관리를 실현하고 엔진부스트는 50%만 발휘할 수 있다. 최고속도도 시속 130㎞에 제한이 걸어져 있다. 

 

 GT 모드부터는 동력 배분에 신경을 쓴다. 전륜에 적극적인 힘을 유도하고 상대적으로 후륜은 서포트 역할을 한다. 트랙션 컨트롤의 범위도 넓은 편이며 엔진 부스트는 80%만 사용한다. 스포츠 에서는 네바퀴굴림 성격으로 바뀌며 최대한 각 바퀴에 일정한 동력 전달을 유도한다. 즉, 그립 주행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며 와인딩 로드에서 빠르게 코너 진입과 탈출이 가능한 구조다. 

 

 마지막으로 코르사는 완전히 날 것 그대로의 성격으로 바뀐다. 후륜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전륜 모터는 쉽게 깨어나지 않는다. 빠르게 속도를 올릴 때는 관여하지만 이마저도 비중이 적다. 론치 컨트롤이나 풀 스로틀을 전개하면 비로소 전륜과 후륜 모든 모터가 활동한다. 한마디로 뒤를 시원스럽게 날리면서 탈 수 있다는 뜻이다. 차체 제어 ESC가 비활성화 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처럼 각 모드별 천차만별 성격을 앞세워 차는 팔색조 매력을 드러낸다. 운전의 즐거움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고 짜릿함이 밀려 들어온다. 배터리를 평평하게 바닥에 까는 스케이트 플랫폼이 아닌 T-본 형식인 점도 펀 드라이빙에 도움을 준다. 완벽한 50:50 무게배분을 실현하면서도 시트포지션을 극적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연기관 그란투리스모와 높이에서 전혀 차이가 없다. 이처럼 혁신적인 배터리 구성 방식과 레이아웃, 배터리 모듈 배치로 스포티함을 유지했고 전기차가 가진 한계를 극복했다.

 

 반면, 사운드는 다소 아쉽다. 마세라티 하면 생각나는 특유의 소리와 감성 포인트가 약하다. 특색을 강조하거나 음색과 톤이 매력적인 것도 덜하다. 전기차가 보여줄 수 있는 인공음 수준이다. 예전 내연기관 마세라티의 관현악이 그리운 소비자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지능화된 회생제동 시스템은 칭찬할 부분이다. 기대 이상으로 자연스러운 감각을 앞세워 제동을 보여준 것. 두툼한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 양을 조절할 수도 있는데 격차도 절묘해 자주 사용할 듯하다.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마세라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그리며 우수한 결과물을 드러낸 차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우아하고 세련된 감각, 디지털 요소의 진화는 기본값이다. 여기에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달리는 데에 진심인 마세라티 특유의 세팅 기술이 더해져 짜릿한 주행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밸런스가 좋고 주행 모드별 성격을 바꿔가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얹은 유일한 오픈 에어링 그랜드 투어러 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특별함을 원하는 하이엔드 소비자라면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유일한 대안이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다.

 

 한편, 그란카브리오 폴고레의 가격은 2억8,380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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