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비즈니스 형태로 본사가 직접 관여
-보증 끝난 수입차 정비 시장에 활기 기대
1987년 수입차 시장 개방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국내 수입차 시장은 작년 한해 연간 판매량이 26만대를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등록된 수입차는 총 350만대를 넘어서며 2014년 총 100만 대를 돌파한 이후 10년 만에 200만 대 이상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국내 자동차(2,629만7919대) 중 13.3%가 수입차인 셈이다.
수입차 거래가 활발한 중고차 시장도 최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제한이 큰 성장이 예상된다. 중고차 시장의 상당수 차는 브랜드의 공식 보증기간이 끝난 차량들로 보증기간 이후 수입차의 유지 관리 문제는 중고차 구매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핵심 화두이기도 하다.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 인사이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수입차 보유자의 공식서비스센터 대비 사설 수리센터 이용률이 국산차 보유자보다 높다고 발표했다. 국산차는 공식 서비스센터 89%, 사설 수리 센터 50%였다. 이에 비해 수입차는 각각 70%, 56%로 나타나 국산차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설 센터를 더 많이 이용했다. 이는 차 유리 관리 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차 시장의 성장에 비해 애프터마켓 부품 산업이나 수입차 정비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한 편이다. 특히, 보증기간이 끝나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하기 힘든 수입차 오너들은 차 유지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은 보증기간 이전과 보증기간 이후로 나뉜다. 신차 출고 이후 2-3년간의 보증기간이 끝나면 수입차 소비자들은 비싼 차 유지 비용에 직면하는 것.
보증 기간 안에서는 차 유지 비용이 크게 들지 않지만 보증기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각종 소모품 비용 뿐 아니라 간단한 차 점검 비용만 해도 최소 수십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보증 연장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지만 비용의 부담 뿐 아니라 가입조건도 까다롭다. 또 사설업체에 무작정 수리를 맡기기에는 부품 퀄리티나 정비 수준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 같은 틈새 시장을 독일 프리미엄 부품 업체인 마일레(MEYLE)가 파고 들었다. 최근 마일레(MEYLE)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알렸다.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공식 커뮤니케이션과 국내 투자를 선언하면서 수입차 애프터마켓 부품 및 정비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인지 시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일레는 독일 함부르크에 소재한 프리미엄 자동차 부품 회사 불프 게르트너 아우토파츠의 대표 브랜드다. 자동차 섀시와 스티어링, 드라이브 트레인, 전기차 관련 부품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한편, 전세계 120여개국에 진출해 부품 수출 및 자동차 정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이다.
회사는 순정부품보다 우수한 품질의 프리미엄 부품을 공급하며 합리적인 가격에 수입차 전문 관리 및 정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보증기간이 끝난 수입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차 관리 트렌드를 만들고자 하는 것.
사실 과거 이 틈새 시장을 노리고 일부 글로벌 브랜드들이 수입차 부품 판매 및 정비 비즈니스를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카센터들의 전수창업 형태로 진행되거나 자사 서비스센터 내의 샵인샵 개념으로 제공되며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또 취급 부품 종류와 적어 작업 범위가 경정비 수준에 그치거나 해외 본사 차원의 정비인력 교육 및 CS 부족 등으로 주목할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마일레의 한국 진출은 여러모로 새롭다는 평이다. 먼저, 독일 본사가 직접 한국에 브랜드를 런칭해 순정 부품보다 우수한 품질의 프리미엄 부품을 공급하고 해당 부품에 대한 숙련된 정비 인력이 차 관리 및 정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현재 마일레는 일반 필터 및 엔진오일 등 일반 소모품부터 조향장치, 서스펜션, 스티어링, 브레이크 관련,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관련 부품에 이르기까지 총 2만4,000 종류의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일반 소모품 교체부터 중대 수리까지 다양한 유형의 사고 수리까지 대응이 가능하다.
전수 창업 형태가 아닌 가맹점 비즈니스 형태로 이루어져 모든 부품 공급과 정비 인력 교육, 국내 CS까지 독일 본사를 통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본사가 직접 부품에 대한 보증 뿐 아니라 정비 서비스에 대한 CS까지 관여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글로벌 부품사의 차 유지 관리 서비스 및 정비 서비스에 대해 신뢰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부품 브랜드가 직접 한국에 진출해 전국 단위의 가맹점 비즈니스를 통해 별도의 서비스센터를 설립하고 부품 공급 및 수입차 전문 정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은 마일레가 유일하다.
물론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보증 기간이 끝난 뒤 에프터마켓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안 비슷한 비즈니스의 침체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보다 면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차종별 신속한 맞춤 부품 공급과 소비자가 차를 맡기고 찾을 때까지의 정비 프로세스의 편의성도 이해시켜야 한다.
마일레 관계자는 “한국의 수입차 소비자는 까다롭고 차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면서 “본사에서도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고 마일레의 비즈니스 모델이 한국 수입차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국내 수입차 점유율과 이로 인한 보증기간 만료 후 소비자들의 선택 사이 마일레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