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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크기 이상의 균형, 폭스바겐 아틀라스

입력 2025-06-05 00:00 수정 2025-06-05 09:25


 -미국의 여유, 독일의 정교함 모두 담아
 -넉넉한 공간감, 3열시트 편의성 단연 눈길
 -정숙한 주행감과 균형감있는 승차감 갖춰

 

 대형 SUV 하면 오랜 기간 미국이 주도해왔다는 이미지부터 떠오른다. 크고, 넓으며, 단순하다. 그런데 아틀라스는 조금 다르다. 독일에서 설계해 미국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정교하고 절제된 요소는 물론 여유와 강인함 모두 녹아있다. 

 

 ▲디자인&상품성
  첫인상부터 다르다. 정면에는 좌우로 길게 뻗은 랩어라운드 스타일의 LED 주간주행등과 조명이 들어오는 폭스바겐 엠블럼이 자리한다. 이 ‘일루미네이티드 로고’는 단순한 시각 장식이 아니라 차가 살아있는 것 같은 역동성을 준다. R라인 전용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는 스포티함을 더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균형을 보여준다. 사실 SUV의 얼굴이 위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건 의외의 미덕이다.

 

 측면으로 시선을 돌리면, 아틀라스의 본질이 비로소 드러난다. 전장 5,095㎜, 전폭 1,990㎜의 체격은 동급에서 제일 크다. 확실히 미국식 스케일이지만 그 실루엣은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블랙 아웃 처리된 B필러와 윈도우 프레임, 실버 루프레일, 날렵하게 깎인 캐릭터 라인이 대형 SUV 특유의 무게감을 덜어낸다. 21인치 알로이 휠은 시각적 중심을 낮추며 차가 실제보다 더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플란넬 셔츠를 잘 다려입은 카우보이 같다고 하면 비약일까. 분명 거친 요소도 있는데 세련된 요소도 있다. 

 

 후면부는 수평의 안정감이 지배한다. 좌우로 연결된 리어램프는 테일게이트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 중앙에는 전면과 마찬가지로 점등되는 일루미네이티드 로고가 자리한다. 수평 리플렉터는 차폭을 시각적으로 넓혀주며 범퍼 하단의 듀얼 머플러 팁은 실제 배기구 위에 고급스럽게 형상을 입힌 구조다. 절제 속에 디테일을 숨긴 독일식 표현력은 후면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실내는 철저히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퀼팅 패턴의 비엔나 가죽 시트는 앞좌석에 마사지, 통풍, 열선, 럼버 서포트, 8방향 전동 조절 기능을 담았고 운전석에는 메모리까지 제공한다. 2열 시트는 3인 벤치 또는 독립 캡틴 시트로 구성되며 열선 기능과 함께 독립 조절이 가능한 3존 자동 에어컨,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USB-C 포트가 마련돼 있다. 

 

 3열의 공간감이 제법 괜찮다. 성인이 앉아도 무릎이 시트에 닿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고 각도도 자연스럽다. 천장도 낮지 않아 장거리 이동에서도 답답함이 없다. 2열 시트를 앞으로 슬라이딩하면 탑승과 하차도 어렵지 않다. 단순히 ‘앉을 수 있다’가 아니라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주목할 점은 시트 폴딩 시스템이다. 2열과 3열 모두 완전 플랫 폴딩이 가능하고 그 결과 트렁크 공간은 최대 2,735ℓ까지 확장된다. 그게 자전거든, 서핑보드든, 혹은 단지 매트를 깔고 눕기만 하더라도 불편함 없이 공간을 제공한다.

 

 운전자를 위한 디지털 구성도 인상적이다.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중심을 잡고 있고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과 30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파노라마 선루프, 전좌석 원격 시동 기능까지 기본 적용된다. 차 크기만큼이나 넓은 감성적 여유가 실내 전체를 채운다.

 

 ▲성능
 아틀라스의 파워트레인은 2.0ℓ TSI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전자식 4모션 시스템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273마력 최대토크 37.7㎏·m를 발휘한다. 

 

 이 덩치에 4기통이 왠말이냐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제법 반응성이 괜찮다. 1,600~4,750rpm 구간에서 최대 토크를 유지하는 덕분에 대형 SUV 특유의 굼뜬 초반 움직임은 많이 억제되어있다.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최대토크가 터져나오다보니 회전 수를 그리 높이지 않고 결국 정숙성을 확보하는데에도 좋다. 

 

 승차감도 나무랄 데 없다. 노면의 상태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승차감은 결코 해치지 않는 MQB 플랫폼 특유의 중도적인 성향 그대로다. 서스펜션은 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해주고 속도가 붙으면 언제 그랬냐는듯 단단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고속에서의 차선변경 및 코너링 시에는 일체감과 접지력이 상당하다는걸 알 수 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단순히 편하고 큰 차라기보다는 차분하게 제 할 일을 한다고 보는 게 정확해보인다. 크게 꺾이는 고속도로 진입·진출로에서도 하체는 끝까지 중도적인 성향을 유지하면서 무게를 정확히 제어해낸다. 노면 상태가 고르지 못해도 거동은 그리 흔들리지 않는다.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는 아틀라스의 또 다른 무기. 트래블 어시스트는 단순히 차로의 중앙을 유지하는 걸 넘어 운전자가 일정 정도 편향된 조작을 유지하면 이를 학습해 새로운 중심값으로 작동할 만큼 똑똑하다. 공사 구간이나 빙판처럼 차선이 일정치 않은 곳에서는 앞 차의 궤적을 추종하며 유연성을 발휘하기까지 한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연료 효율도 만족감을 더한다. 인증치는 8.5㎞/ℓ지만 고속도로 주행 비중이 많아지니 12㎞/ℓ까지도 거뜬하다. 

 

 ▲총평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거대한 몸집에 수트를 입힌 SUV다. 미국적 여유로움과 독일적 정제미가 하나의 차 안에서 모순 없이 공존한다. 단순히 크거나 세련된 것 이상으로 이질적인 미학이 조화롭게 연결된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다. 공간이며 구성은 과하지 않고 주행은 균형감있다. 모든 요소가 정확한 자리에서 제 기능을 하는 대형 SUV가 여기에 있다. 

 

 폭스바겐 아틀라스의 가격은 7인승 6,770만1,000원, 6인승 6,848만6,000원이다(개별소비세 3.5% 적용).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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