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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로터스다움의 진짜 의미, 에미라

입력 2025-07-09 00:00 수정 2025-07-09 07:45

 -가볍고 빠른 스포츠카의 정석
 -로터스 특유의 운전 재미 간직해

 

 스포츠카를 정의하는 기준은 브랜드마다 차이를 보인다. 누군가는 크고 고급스러운 감각의 초점을 두고 또 누군가는 트랙을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또 어떤 브랜드는 무지막지한 성능과 숫자의 전력을 다한다.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는 무게와 운전 재미를 목적으로 차를 만든다. 가벼운 몸무게를 앞세워 경량 스프린터 역할을 해내고 출력이 엄청나게 높지 않아도 충분히 짜릿하고 재미있는 운전 경험을 전달한다. 이처럼 로터스가 표현하는 스포츠카의 세계를 에미라로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에미라를 처음 마주했을 때 느낌은 흥분 그 자체였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멋있고 아름답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화려하게 두른 곡선은 과하지 않고 공기역학적인 성능과 어우러져 뛰어난 자태를 완성한다.

 

 보닛과 앞범퍼, 측면에는 전부다 커다란 에어 덕트가 뚫어져 있고 날카로운 스플리터와 사이드 스커트는 이 차의 존재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적당한 크기의 헤드램프와 콘셉트카를 보는 것 같은 테일램프도 한 몫 한다.

 

 극단적으로 낮은 지붕과 짧고 넓은 차체는 달리기를 지향하는 스포츠카의 이상적인 자세를 따른다. 굵직한 배기 파이프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전체적으로 예전 엑시지를 보는 것 같은 헤리티지 오마주를 경험할 수 있으며 화려한 유채색 컬러가 더해진다면 그 누구에게도 드림카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실내는 매우 간결하다. 운전에 필요한 것들로만 깔끔하게 채웠다. 큼직한 글씨 폰트로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는 풀 디지털 계기판, 적당한 사이즈의 센터페시아 모니터, 안쪽을 채우는 인포테인먼트 구성도 복잡하지 않다.

 

 역동적으로 운전하면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표현돼 있다. 낮은 센터 터널도 마찬가지다. 길쭉한 변속 레버를 비롯해 운전 중 즉각적으로 조작 할 수 있는 것만 놓여있다. 불필요한 여분의 기능은 전부 다 화면 안쪽으로 숨겼다. 

 

 손에 쥐는 맛이 좋은 D컷 스티어링휠은 두 손을 벗어날 수 없게 한다. 여기에 레드 컬러 스포츠 버킷 시트 역시 몸을 정확히 지지한다. 소재는 제법 만족스럽다. 적절한 컬러 믹스매치, 탄탄한 조립, 질 좋은 가죽, 풍부한 케프 사운드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시대 흐름을 반영해 멋스럽게 꾸며놓은 에미라를 보며 변화하고 있는 로터스의 방향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경량 스포츠카답게 수납은 많지 않다. 심지어 뒤쪽에도 폭이 짧은 그물 네트 수납 정도만 있어 알차게 활용해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 물론 차의 컨셉트를 생각하면 공간은 결코 단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뒤쪽에 깊은 트렁크를 보며 박수를 치게 된다(바로 뒤에 엔진이 있어 열기가 상당하다).

 

 에미라의 엔진은 4기통 2.0ℓ 터보차저와 V6 3.5ℓ 슈퍼차저 중 선택할 수 있다. 최고출력은 각각 360마력, 400마력이며 2.0ℓ은 8단 듀얼 클러치를, 3.5ℓ는 6단 수동 및 자동 변속기를 조합한다. 시승차는 대중적인 성격이 조금 더 강한 2.0이다. 초기 발진 가속은 묵직하다. 차분하게 속도를 올리고 진중하게 행동한다. 스로틀 반응이 민감하지 않아서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큰 부담이 없다.

 

 매끄러운 엔진 회전 질감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질감이 크거나 답답한 건 더더욱 아니다. 페달 감각만 한 번 익히면 일상 주행에서도 전혀 아쉬움 없는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차의 진가는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크게 숨을 고른 뒤에 탄력이 붙으면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속 시원하게 질주하며 통쾌함마저 전달받는다. 

 

 물론 배기량의 한계는 드러나지만 적어도 일상적인 주행, 또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즐겁게 주행하고 싶다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정직한 변속기는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단수를 오르내리고 등 뒤에서 둥둥 거리며 울리는 엔진의 고동감을 맛보면 속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꺠닫게 된다.

 

 굽이치는 길은 에미라의 놀이터다. 낮은 무게중심과 탄탄한 서스펜션, 직관적인 핸들링 조화를 이뤄 노면과 혼연일체로 달릴 수 있다. 마치 카트를 모는 것처럼 모든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몸에 전달되고 끊임없이 자세를 고쳐가며 운전 스킬을 쌓을 수 있다. 예전 로터스의 정신과도 일치하며 약간은 거칠면서도 자극적인 스포츠 주행이 무척 매력적이다. 브랜드 스피릿을 2025년의 가장 최신 로터스에서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감성 품질을 높이는 요소도 있다. 바로 사운드다. 여과 없이 실내에 울려 퍼지고 엔진 회전수에 맞춰서 각기 다른 톤을 구현한다. 바로 뒤에서 들리는 소리가 몰입감을 높여주고 웅웅 거리는 공명음 마저 아름다운 음악으로 구현될 정도다. 차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환장할 만한 중독성 깊은 사운드가 시종일관 귓가를 자극한다. 

 

 에미라의 이 같은 운동신경과 반응은 요즘 스포츠카 들과는 사뭇 다르다. 운전자가 실수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알아서 다 조정해주는 성격이 아니라는 뜻이다. 날것 그대로의 성격이 강하며 온전히 손과 발 끝의 감각만으로 결과물을 평가 받는다.

 

 그만큼 다루기 까다롭고 잠시만 방심하면 큰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 차는 드라이빙 실력을 쌓을 수 있는 훌륭한 교보재가 되며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장난감이라는 뜻도 된다. 

 

 차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건 개인의 판단이겠지만 적어도 퓨어 스포츠카가 사라져가는 요즘 시대에 로터스가 꾸준히 이런 차를 선보인다는 것은 충분히 박수 받아야 할 일이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에미라르 통해 온전히 드러난다. 여기에 운전이 편한 2.0과 출력에 목마른 마니아를 위한 3.5, 두 가지 선택지를 마련한 점도 마음에 든다. 사라져가는 내연기관 시대를 아쉬워하고 스포츠카를 좋아하며 운전 기술을 연마하고 싶다면 이 차는 꽤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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