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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히는 추석 고속도로, 이럴 때 돈값하는 자동차 기능들

입력 2026-09-25 00:00 수정 2026-09-25 08:50

 -가다 서다 반복할수록 빛나는 ADAS·오토홀드
 -통풍시트부터 회생제동까지 피로 줄이는 기능 다양
 -편리하지만 운전 책임까지 대신하는 것은 아냐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자동차의 각종 편의기능이 유독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명절 고속도로다. 뻥 뚫린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보다 몇 시간씩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 운전자의 피로는 훨씬 빠르게 쌓인다. 오른발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끊임없이 오가고 앞차와의 거리를 확인하느라 신경도 곤두선다.

 

 이럴 때 최신 자동차에 들어간 각종 주행보조 및 편의기능은 제대로 돈값을 한다.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지는 못하지만 운전자가 차 안에서 보내는 몇 시간을 한결 편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추석 고속도로에서 유독 빛나는 자동차 기능을 살펴봤다.

 

 가장 먼저 꼽을 기능은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스스로 유지하면서 설정한 속도에 맞춰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기능이다. 초기에는 주로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활용도가 높았지만 최근 시스템은 정차와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꽉 막힌 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시속 100㎞로 달리는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계속 밟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의 편리함이라면 가다 서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명절 정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앞차가 움직일 때마다 가속페달을 밟고 다시 브레이크를 밟는 동작 자체를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여기에 차로 중앙을 유지하도록 돕는 차로유지보조 기능까지 더해지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현대차·기아의 고속도로 주행보조(HDA)를 비롯해 각 회사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차간거리와 속도를 조절하면서 차로 중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 장시간 고속도로 주행에서 운전자의 부담을 낮춘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정보와 연동해 고속도로 제한속도나 곡률 등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차도 있다. 일부 고급차에서는 일정 조건 아래 자동 차로변경을 지원하는 등 기능의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주행보조'라는 점은 잊어서는 안 된다. 앞차가 갑자기 끼어들거나 차선이 희미해지는 상황, 공사구간 등에서는 시스템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운전대를 놓고 스마트폰을 봐도 되는 자율주행 기능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운전자는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즉시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정체가 더욱 심해져 아예 차가 멈춰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오토홀드가 효자다.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완전히 세우면 운전자가 계속 페달을 밟고 있지 않아도 제동 상태를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다시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기능 자체는 단순하지만 몇 시간 동안 정체를 경험해보면 체감 차이는 상당하다. 특히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섞여 있는 구간에서 오른발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평소 도심에서는 오토홀드를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라도 명절 고속도로에서는 한 번쯤 켜볼 만하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에서는 회생제동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전기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면서 차의 속도를 낮추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배터리에 다시 저장한다. 전기차 중에는 회생제동 강도를 단계별로 조절하거나 가속페달 하나만으로 가속과 상당 부분의 감속을 해결하는 원페달 드라이빙을 제공하는 차도 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회생제동의 장점이 더욱 분명하다. 일반적인 마찰식 브레이크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버려질 운동에너지 일부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에 따라 전방 교통상황과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회생제동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기도 한다.

 

 다만 원페달 드라이빙은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오히려 승차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빠르게 떼면 감속도 강하게 이뤄지는 만큼 뒷좌석 가족이 불편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조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의외지만 통풍시트 역시 명절 장거리 운전에서 돈값하는 기능이다. 추석 무렵에는 한낮 기온이 여전히 높을 수 있고 수많은 차가 몰리는 고속도로에서는 긴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 에어컨을 강하게 트는 것보다 등과 엉덩이에 직접 바람을 보내는 통풍시트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운전자 입장에서는 훨씬 쾌적하다.

 

 운전석 에르고 모션이나 마사지 기능이 들어간 차라면 이때가 적극 활용할 순간이다. 일정 시간마다 등받이와 쿠션을 움직여 자세 변화를 유도하는 기능은 평소 짧은 출퇴근에서는 존재감을 느끼기 어렵지만 서너 시간 이상 운전할 때 만족도가 높다.

 

 사각지대를 살펴주는 기능도 유용하다. 명절 고속도로에서는 차가 많고 옆 차로와의 간격도 좁아 차로변경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후측방 충돌방지보조나 사각지대 경고 기능은 옆 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를 알려주며 일부 차는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후측방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서라운드뷰 역시 휴게소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명절이면 고속도로뿐 아니라 휴게소 주차장도 전쟁터가 된다. 빈자리를 발견해도 양옆에 차가 바짝 붙어 있거나 사람과 카트가 수시로 지나간다. 차 주변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보여주는 서라운드뷰와 전후방 주차센서가 있다면 대형 SUV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차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도 단순히 길을 알려주는 장치를 넘어섰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정체구간을 피해 경로를 바꿔주고 휴게소와 졸음쉼터, 주유소와 전기차 충전소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목적지와 배터리 잔량을 계산해 충전소를 포함한 경로를 안내하고 충전 전 배터리 온도를 최적화하는 기능을 갖춘 차도 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운전자 상태 경고 기능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가 스티어링 조작이나 주행시간 등을 분석해 운전자의 주의 수준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면 계기판을 통해 휴식을 권한다. 일부 차는 카메라를 이용해 운전자의 시선과 얼굴 방향 등을 살피기도 한다.

 

 물론 어떤 첨단 기능도 휴식을 대신할 수는 없다.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의 경고 여부와 관계없이 가까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쉬어야 한다. 이처럼 명절 고속도로에서 좋은 자동차의 기준은 최고출력이나 제로백이 아닐지도 모른다. 수백 마력의 엔진도 꽉 막힌 도로에서는 힘을 쓸 곳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앞차를 따라 스스로 가다 서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게 해주며, 시원한 시트와 마사지로 몸의 피로를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기능이 더욱 절실하다.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늘어놓는 수많은 첨단 편의품목이 평소에는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을 태우고 몇 시간씩 정체된 고속도로를 달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추석 귀성·귀경길은 내 차에 숨어 있던 기능들이 제대로 돈값하는 순간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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