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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새로움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 현대차 ST1
입력 2024-06-07 07:40 수정 2024-06-07 07:40

 -목적 기반 모빌리티 지향하는 전기 상용차

 -섬세한 구성, 완성도 높은 상품성 인상적


 한정적이었던 국내 소형 상용차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했다. 전동화 플랫폼을 바탕으로 용도에 맞게 꾸밀 수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ST1(서비스 타입 1의 약자)이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현대차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며 그만큼 미래 흐름을 예측하고 대비하려는 브랜드의 전략마저도 엿볼 수 있다. 어떤 특장점을 가지고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을지 면밀히 살펴봤다.


 디자인&상품성

 첫 인상은 다소 놀라웠다. 우리가 알고 있던 소형 상용차와는 얼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세미보닛 타입으로 앞쪽이 길고 캡포워드 형태를 지녀 A필러가 완만하게 누워있다. 스타리아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디자인은 거의 동일하다. 가로로 길게 이어져 있는 장식과 범퍼에 붙은 헤드램프가 대표적이다. 


 내구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플라스틱 몰딩 부분의 면적을 넓힌 것도 마음에 든다. 충전구는 맨 앞쪽 그릴에 위치해 있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옆은 매우 커다란 유리창과 사이드미러가 눈에 들어온다. 시승차는 카고이기 때문에 뒤쪽에 커다란 짐칸을 얹었다. 참고로 ST1은 샤시캡과 카고, 카고 냉동 등으로 출시 됐으며 다양한 특정 조건에 맞춰서 꾸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크기도 남다르다. ST1 카고는 길이가 5.6m를 넘고 너비도 2m에 달한다. 높이는 2.2m로 설정했는데 무척 절묘하다. 국내 대부분의 지하주차장은 2.3m 이기 때문에 쉽게 들어갈 수 있을 듯하다. 가능했던 이유는 지상고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그만큼 짐을 싣고 내리기에도 한결 편리하다. 카고의 경우 정사각형의 가까운 모습이며 적재함 실내 높이를 1.7m로 설정해 사람이 허리를 크게 구부리지 않고도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다. 


 참고로 적재함의 길이는 2.6m, 너비는 1.8m 수준이다. 그만큼 한눈에 봐도 엄청 큰 차임을 알 수 있다. 적재함의 측면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넣었다. 또 뒤에는 개방감을 최대화한 258도까지 젖혀지는 양문형 냉장고와 같은 트윈 스윙 도어를 적용했다. 여기에 모두 전동식 잠김 시스템을 반영해 걸쇠 형태가 아닌 승용차의 도어처럼 전동으로 적재함 도어를 열고 잠글 수 있다.


 실내는 공간 활용에 특화돼 있다. 돌출형 디지털 계기판 앞쪽에는 커다란 트레이가 마련돼 있고 대시보드에는 별도의 컵홀더도 하나 있다. 정가운데 센터 콘솔도 웬만한 수납장 수준으로 크고 광활하다. 칸막이를 덮으면 간이 테이블로 사용해도 될 정도이며 안쪽에는 500ml 생수병 열 개는 거뜬히 들어간다. 도어 안쪽에도 총 네 구역으로 나뉜 포켓이 있으며 햇빛가리게 위쪽 천장에도 별도의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심지어 보닛 앞에도 별도의 수납공간, 프렁크까지 있을 정도다.


 센터페시아는 스타리아와 동일한 부품을 사용한다. 반면, 가장 최신의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넣어 만족도를 키웠다. 전기차 특성을 감안해 충전소 위치는 물론 목적지를 입력했을 때 예상 배터리 소모량 등 매우 섬세하고 정확하게 표현돼 있다. 짐칸 때문에 후방 시야가 나오지 않아 룸미러는 과감이 삭제했다. 대신 카메라를 통해 뒤쪽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편의품목은 차고 넘친다. 운전석 기준 열선과 통풍시트를 마련했고 어라운드 뷰 카메라와 휴대폰 무선충전패드 무선 카플레이 등을 지원한다


 오로지 ST1에서만 볼 수 있는 기능도 좋다. 대표적으로 카고 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이다. 현대차 최초 기술로 적재함 후방 상단에 4개의 주차 경고 초음파 센서를 탑재해 저속에서 후진 시 높이가 닿거나 주변 물체와 충돌이 예상될 경우 클러스터 화면과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줌으로써 편리하고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 함께 반복 승하차가 빈번한 배송 기사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능도 있다. 스마트 드라이브 레디는 착좌 센서, 벨트 체결 및 도어 열림 여부 등을 차 스스로 판단해 운전자가 시동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시동을 켜고 끄는 시스템이다. 


 또 스마트 워크 어웨이는 운전자가 스마트 키를 소지한 후 차에서 멀어질 때 카고 파워 슬라이딩 도어의 자동 닫힘과 잠김을 설정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 운전자가 적재함 도어를 열어 놓은 상태로 주행을 시도하면 클러스터 화면과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카고 도어 열림 주행 경고도 마련했다.


 성능

 모터 최고출력은 160㎾, 217마력 수준이며 최대토크는 35kg.m를 발휘한다. 포터 일렉트릭과 비교해 출력은 20~30마력 높고 토크는 반대로 5kg.m 정도 낮다. 하지만 실제 주행감각은 숫자와 상관없이 조용하고 정직하게 잘 나간다. 전기차 특유의 강하게 튀어나가는 감각은 거의 없다. 아무래도 뒤에 짐을 온전히 넣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차 특성보다는 부드럽고 차분하게 가속하는 세팅을 한 듯하다. 도심이나 고속도로, 평균적인 제한속도 영역 내에서는 크게 부족함 없이 시원스럽게 질주한다.


 정숙성도 인상적이다. 워낙 전기차이기 때문에 정숙한 건 맞지만 유독 더 조용한 기분이다. 실제로 제조사는 정숙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특장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잡소리, 그리고 강성을 잡기 위해서 앞쪽에 높은 강성의 서브프레임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대시보드, 도어 트림, 헤드라이닝에는 흡음재를 추가로 넣었다. 또 윈드쉴드와 1열 도어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부착해 정숙한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실제로 주행을 했을 때 불규칙한 국도나 과속방지턱, 다리 요철 구간 등을 만나는 순간에도 차는 상당히 안정적이게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차분하고 조용한 반응이 일품이었다.


 승차감은 일반 승용과 큰 차이가 없다. 그 정도로 안락하면서 고급스러운 감각을 제공한다. 지금까지의 상용차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매우 우수한 실력이다. ST1에는 후륜 HRS(유압식 리바운드 스토퍼)를 통해 쇼크 업소버가 늘어날 때 발생하는 소음과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했다. 또 R-MDPS(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를 장착해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핸들링도 가능하다. 장시간 운전 시 피로도가 크게 줄어들 요소이며 궁극적으로는 차에 대한 믿음과 만족으로 다가온다.


 각종 주행 보조 장치도 힘을 더한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차로 유지 보조, 하이빔 보조 등은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를 보조한다. 이와 함께 안전 하차 경고, 전/측/후방 주차 거리 경고,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은 주차 및 하차 시 운전자를 적극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효율이다. ST1은 76.1㎾h 배터리를 탑재해서 1회 충전 시 317㎞ 갈수 있다고 인증 받았다. 하지만 직접 100%까지 충전해보니 계기판에는 약 400km를 달릴 수 있다고 나왔으며 에어컨을 틀고 실 주행을 했을 경우 약 360~70km 수준을 보여줬다. 회생 제동이 도움을 줬는데 ST1에는 스마트 리젠 시스템도 탑재했다. 해당 시스템은 타력 주행 시 도로 경사, 운전자의 감속 성향에 따라 회생 제동 단계를 제어해 운전 편의성을 증가시켜 주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알찬 전비까지 챙기면서 기특한 면모를 발휘했다.


 총평

 ST1 판매 가격은 카고 5,980만원부터 6,36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포터 일렉트릭 카고와 비교하면 약 1,000만원 정도 더 비싸다. 물론 전기 화물차 보조금 100% 지원받을 수 있고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4,000만원대 구입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다소 높은 가격은 구입을 망설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만큼 ST1은 소상공인들에게 기동성을 위한 상용차보다는 기업이나 용도에 특화된 진정한 목적기반 모빌리티로 보는 편이 맞을 듯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가치는 배로 높아진다. 탁월한 상품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까지 갖췄으니 진정한 사업 파트너로서 제 역할을 다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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