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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토요타 프리우스 PHEV, 배터리 없어도 뛰어난 효율

입력 2026-09-01 00:00 수정 2026-09-01 09:50


 -충전량 24% 남기고 137㎞ 주행 결과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두고 따라 붙는 의문이 있다. 배터리가 충분하면 전기차처럼 탈 수 있겠지만 충전한 전기를 다 쓰고 나면 결국 '무거운 내연기관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었다. 그래서 토요타 프리우스 PHEV를 타고 직접 확인해봤다. 출발지는 충청북도 제천에 위치한 배론성지. 목적지는 서울 성북구다. 내비게이션 상 이동 거리는 136.8㎞. 출발 당시 배터리 잔량은 24%에 불과했다. 완충 상태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는 일반적인 PHEV 시승과는 정반대 조건이다.

 

 프리우스 PHEV에는 13.6㎾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다. 이전 세대보다 에너지 용량을 약 1.5배 키워 완전히 충전하면 복합 기준 64㎞를 전기로만 달릴 수 있다. 도심에서는 69㎞, 고속도로에서는 57㎞다. 3.5㎾급 완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완충까지 약 4시간이 걸린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223마력으로 일반 프리우스(196마력)보다 강력하다. 

 

 출발 당시 계기판에 표시된 배터리 잔량은 24%였다. 단순 계산하면 완충 상태에서 확보할 수 있는 전기 주행거리의 4분의 1 정도만 남은 셈이다. 공인 복합 주행거리를 그대로 대입하면 약 15㎞에 해당한다. 전체 주행거리 136.8㎞를 전기만으로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배터리를 일부러 모두 소진한 뒤 출발하지는 않았다. 실제 PHEV 이용자가 충전할 곳을 찾지 못했거나 전날 충전한 전기를 대부분 사용한 채 장거리에 나서는 상황을 가정했다. ‘충전을 충분히 하지 못한 PHEV도 여전히 효율적인가’에 가까운 실험이다.

 

 출발 초기에는 전기차 처럼 움직인다. 가속 페달 전개량을 조절해 EV모드를 유지하기 위해 애 쓸 필요도 없다. 토크감도 생각 이상으로 풍부해서 도심 위주의 주행을 한다면 정말로 전기차를 몰듯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겠다. 전방의 상황과 노면의 굴곡 정도를 판단해 스스로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하는 모습도 똑똑하다.

 

 그리고 배터리 잔량이 줄어들자 프리우스 PHEV는 자연스럽게 엔진의 개입을 늘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전기모터가 완전히 멈추고 엔진만으로 달리는 식은 아니었다. 감속할 때 회생제동으로 전기를 모으고, 출발이나 저속 주행에서는 하이브리드처럼 다시 모터를 활용했다. 속도와 부하에 따라 엔진을 끄거나 구동력을 분담하는 움직임도 계속됐다.

 

 이 같은 구동이 가능한건 PHEV의 배터리 표시가 바닥을 가리킨다고 해서 실제 배터리 에너지를 물리적으로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배터리 보호와 하이브리드 구동에 필요한 일정 수준의 전력을 남겨둔다. 외부에서 충전한 전기를 모두 사용한 뒤에는 일반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엔진과 모터를 함께 운용할 수 있는 이유다. 

 

 프리우스 PHEV가 특별한건 토요타가 오랫동안 다듬어온 하이브리드 제어 기술 덕분이다. 내리막에서는 회생제동으로 에너지를 회수하고, 평지에서는 엔진을 효율이 좋은 영역에서 가동했다. 서울에 가까워지며 정체가 늘어난 구간에서는 모터가 출발과 저속 주행을 담당했다. 내연기관차라면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할 상황이 오히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에너지를 아낄 기회가 됐다.

 

 배터리가 없는 상태에서도 움직임은 기대 이상으로 경쾌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모터가 일정 정도 나마 즉각 힘을 보태고 엔진이 뒤를 잇는다. 과거 프리우스에서 느껴졌던 ‘연료 효율을 위해 모든 것을 참는 차’라는 인상은 옅다. 배터리를 차체 중앙 하부에 배치한 덕분에 무게중심도 낮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은 굽이진 구간에서 차체를 안정적으로 붙잡는다.

 

 배론성지에서 서울 성북구까지 136.8㎞를 주행한 결과 평균 연료 효율은 ℓ당 26.1㎞를 기록했다. 복합 연료 효율이 19.4㎞/ℓ라는걸 감안하면 인증치보다 34.5%나 높은 효율을 보여준 셈이다. 한 가지 분명해진건 배터리 잔량이 적다고 해서 프리우스 PHEV의 효율이 곧바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토요타 프리우스 PHEV는 배터리가 가득 차 있을 때만 좋은 차가 아니었다. 24%의 전력으로 출발해 136.8㎞를 달리고도 ℓ당 26.1㎞를 기록했다. 이번 주행만 놓고 보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배터리가 부족해져도 연료 효율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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